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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5. 비상(飛翔)2
2004.11.10 08:36
새벽빛이 체 이르기도 전.
어두운 하늘과 서리가 내려서 하얗게 반짝이는 논 주위의 모든 전경들이 힘겹게 오른 3층 옥상 위에서 내려다 보였다. 일곱 마리의 오리들을 한 마리씩 차례대로 날리기 위해 숨이 턱에 달 정도로 뛰어 오른 탓에 현기증이 일어났다. 새벽마다 오리들을 날리기 위해 옥상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힘겹게 숨을 몰아 쉴 때는 무언가 잔뜩 기대함이 있어서 미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었다.
“흥, 너희들을 날리기 위해 새벽부터 운동을 하는구나!”
오른 손과 왼 손에 각각 한 마리씩 날갯죽지를 잡고 힘껏 허공으로 집어 던졌다.
이때,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새벽의 어스름한 빛이 멀리 능선으로 굽이진 산마루를 따라 치솟듯이 넘쳐 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날기 시작한 오리의 날개에 부딪혀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것이었다.
일곱 마리의 오리들을 옥상 위에서 날리기 시작하면서 그 눈으로 날고 있는 것처럼 사물을 보았다. 오리들이 날아 내린 뒤에 논바닥 위에서 원무를 그렸고 그 중앙에 노랗고 푸른빛이 도는 글자가 나타났다. 내게 새해 인사라도 하려는 것처럼 오리들의 원무와 함께 회오리바람처럼 일어나는 황금빛의 빛으로 감싸여진,
“근하신년(謹賀新年)”의 글자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 기분으로 하천으로 날아 내리는 오리들을 본다.
날고 싶은 욕망은 그대로 전이가 되어 오리들에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모두 일곱 마리의 오리였다. 이곳 옥천에 정착을 하면서 아침마다 연례행사처럼 옥상 위에 오리를 들고 올라가서 하늘을 향해 날리게 되면서 꿈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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