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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동화)

2008.11.26 21:38

문학 조회 수: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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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잘 날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답니다. 

  나는 집오리였으니까. 당연히 주인이 주는 밥을 먹고 살을 폼나게 찌기만 하면 그게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었지요. 그리곤, 1년도 못 살고 사람들의 보신에 탕으로 올려 지는 운명(運命)이랍니다. 어찌보면, 그것이 순리였고 점지해준 나의 생명의 한계였는지도 모른니다. 어찌어찌하다가 내가 철학적(哲學的)인 사고(思考)를 갖고 뿌리와 조상을 찾게 되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나의 이름은 땡추랍니다.

  나이는 1년생이고. 1년이라고 깔보지 마세요! 우리 오리 세계에선 어른 대접을 한답니다. 주인님이 이름을 그렇게 붙여주긴 했어도 당연히 나는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지요. 우아하게 "멋쟁이", "아름드리" 아니면, "폼나게"로 져 주면 좀 좋았을까요. 절간에 떠돌이라는 스님을 부를 때 쓰는 이름을 하필 붙였으니 불만족할 수 밖에.....
  그래도, 내 딴에는 그 이름이 좋습니다. 우선 들으면 들을 수록 고전적인 맛이 풍겼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저기 떠도는 스님처럼 많은 것을 알고 또한 어긋난 세상을 비관하며 술도 먹고 여자 아차, 암오리와 사랑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적어도 여기서 날으는 것 만큼은 나를 당할 오리가 없습니다. 주인님도 나를 신임하여 늘상 전시품(展視品)으로 상점에서 물건을 전시하 듯 나를 3층 옥상 위에서 하루에도 너 댓 번씩 날리곤 한답니다. 그렇게라도 뽑혔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그리고 사진을 찍고 대견한 듯 모이를 주고 쓰다듬어 주는 맛으로 산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어다가 뭣에다 쓰느냐하면,
  "에헴!"
  이런때, 정말 살맛이 납니다. 그래서 큰 기침을 할 수 있는것이고요.
  날아는 오리 홈페이지에다 떡하니, 대문짝만하게 붙여 가설라무네..... 중얼중얼 수리수리마수리....짱하고 첫 장면 그게 뭐라드라 그래 홈(home)이라고 하였지... 그곳에다 떡하니 연출시킨다나 뭐한다나. 어험, 그럼 그런 줄 알아야지. 어른이 말하는데, 아이들은 가라! 아이들은 가! 아참, 내가 한 살인데, 나보다 덜 잡순 분 있으면 손들어 보시요. 한사람도 없네? 그럼 만장 일치로....땅땅땅(법원에서 재판할 때 치는 나무 망치소리) 올소를 세번만 외친다. 실시!
  "올소! 올소! 질소!"
  "아니, 질소가 뭐여!"
  "다시 외친다. 실시!"
  "올소! 올소! 올소!"
  "자, 그럼. 주인공을 나 땡초 오리로 뽑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의 불철주야 열심히 날아 보겠으니 잘 지켜봐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우리 식구를 소개하겠읍니다. 우리 집 가장 이거(오른쪽 날개를 치켜 올려 사람의 엄지 손가락 흉내를 낸다)인 대 마왕이신 왕초님!"
  "와!"
  여기저기 우뢰같은 박수 소리. 박수 소리가 어디서 나냐고 하시면, 에에-거시기 우리 오리를 지켜봐주시는 여러 독자님이라고 합죠. 이건 내 마음의 소리입니다.
  "아-아! 마이크 시험중. 이거 소리 나는 거 맞아?"
  왕초 오리가 목청을 높여 나에게 묻는다. 보나마나 권위 의식을 나타내기 위한 제스쳐 겠죠. 주인공을 뺐겼으니까.
  "예,예! 맞읍니다."
  "에- 저는 우리 오리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대장 오리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 있음 저에게 우선 말씀하시구요. 모쪼록 우리들의 뼈대 있는 얘기 많이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황급히 몇 마디 하지도 못하고 왕초 오리는 무대 위에서 내려갔다. 내려 가다가 무대가 너무 높아 아래로 고꾸라졌다.
  "우당탕탕!"
  "어이쿠 성님, 괜찮읍니까? 날개는 둿다 뭣에다 쓰려고 아끼십니까. 그런때 멋지게 날아 보죠"
  "내가 너처럼 잘 나르는 줄 아냐!....좀 잘 난다고 째기는 쯧쯔."
  그래도, 미련은 있어 가지고 중얼 거린다.
  "어따 형님, 그럼 난 관둘랍니다. 다 해 먹으쇼!"
  "아니다. 그냥 해 본 소리니까 관여말고 진행해라."

  결국엔 그렇게 양보할 일을 갖고 간섭을 하였을까.
  재미있는 세상, 괜찮은 세상, 웃길 만한 세상, 정말 살맛 나는 세상 웃어나 봅시다. 실컷.....어떻읍니까? 기뻐서 눈물이 핑 돈다고요! 웃는데 왜 눈물이 납니까. 자, 앞으로의 펼쳐지는 우리 오리 세계는 이제 여러분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나머지 식구는 조금씩 아껴두웠다가 말씀드리지요. 간혹 동화(童話)라고 쓰여진 것은 제가 쓴 것이니까 많이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지 말고, 주인공으로 발탁 되었으니 노래 한 곡 불러 봐라!"
  " 노래라고요? 그럼 한 곡 뽑아 올리죠."

살 만한 세상에 태어나 한 평생이라고 해봐도 겨우 3 년은 될까
우리 오리의 일생은 너무도 짧구나 그렇게 짧은 세상을 열심히사는 것이
우리에게 주워진 몫을 채우는 일이란 걸 왜 모르겠나
정녕 사랑을 해도 부질없는 것. 그 짥은 일생도 따지고 보면 너무도 길고 지루하여서
쫒고 쫒기는 땡초와의 싸움에 근근히 재미는 있어도
저 먼 하늘을 날아올라
훨훨 뿌리를 찾아 어데론가 가야만 하는 숙제가 남아 있어
살고 있어도 산 것 같지가 안고
자고 있어도 잔 것 같지가 않고
사랑을 하여도 사랑한 것 같지가 않구나!
아, 끊임없이 갈구하고 원한는 것이 있다면,
나의 근본을 찾아 돌아 가려는 미지의 세계로다.
그것이 정녕 나의 세계이며 꿈이로다.

우레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앵콜, 앵콜!"하고 터져 나오는 재신청 소리에 맞춰 결국에 세 곡을 부르고 처음 인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젠, 첯 무대를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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