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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동화2)

2008.11.26 21:41

문학 조회 수:3856


 


  하늘 높이 올라서 바라보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하천입니다. 폭이 10 미터 정도 밖에 안되고, 중간중간 농사용 보가 있어서 그나마 물이 고여 있읍니다. 이곳 옥천서 영동으로 가는 4차선 국도변의 조그만 개천에 그래도 많은 애환이 있고, 일곱 오리 가족의 터전입니다. 대열을 이루워 헤엄을 치며 누비고 다니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다니는 곳은 한정이 되어 있읍니다. 집이 있는 곳에서 상류로 500 미터, 하류로 100 미터 정도를 이동하면서 먹이를 찾습니다.

  자, 나의 자랑을 할까요.
  물이 좋아 물에서 사는 동물입니다. 얼마나 물이 좋은가 하면 땅보다 물에서 생활하는 것이 잠잘 때와 잠시 쉴 때 제하고 거의 전부라면 믿겠읍니까. 우린 조상 대대로 물에서 생활하기 위해 진화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리는 몸통에서 약간 뒤 편에 위치하여 땅에서 걸으면 뒤뚱거립니다. 오리 궁둥이라는 말이 그렇게 흔들흔들 한다고 해서 생긴 말입니다. 우리가 걷는 뒤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오리 궁둥이처럼 좌우로 흔들며 걷는다.!"라고들 하는 모양인데 낸들 이렇게 생기고 싶어 생겼겠어요? 단지 물에서는 이런 모습이 헤엄치기에 제격인걸 어쩔겁니까. 성형수술할 수도 없고.....요는 그걸 자랑하는 것이 아니고, 자 물 속에 들어 갑니다!
  "후다닥!"
  (땡초 오리는 갑자기 시범을 보인다고 물 속으로 잠수 하였어요. 상류에서 고속 전철을 하기 때문에 늘 황토 빛이고 흐리더니 엇그저께 소나기가 한바탕 내린 뒤로 물이 거울처럼 맑읍니다. 그 속으로 잠수한 우리의 주인공은 금새 50 여미터를 나아갑니다. 그 속도가 과히 기록적입니다. 물 갈퀴가 난 두 다리와 날개로 물 속에서 밀어 내는 탓으로 그렇게 빠른 것이리라!)

  "나도 할테야!"
(그 뒤를 이어서 다른 오리들도 신나게 물 속으로 헤엄을 쳐 나가는데, 여기 저기서 불쑥 일어났다가 다시 물 속으로 잠수하여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튀어 나왔어요.. 아, 얼마나 빠른 유형인가요! 상상할 수 없는 속력으로 물 속을 헤엄치고 있읍니다. 그리고, 물 속에서 잠수하여 숨을 멈추고 헤엄치는 시간도 길게는 오분 이상을 지낼 수 있었으니 정말, 신(神)이 준 선물을 갖고 있나 봅니다.)
자, 이렇게 헤엄을 잘 치는 것이 바로 뒤에 난 다리 덕분이란 걸 아시겠지요.
  "헤이! 검순이,이리 와 봐!"
  내가 검은 빛의 오리를 불렀읍니다. 목부분에 흰 반점이 있을 뿐 전체적으로 온통 잿빛이여서 검순이라고 부릅니다.
  "나여- 왜 그러는디?"
  "보면 모르나! 널 소개 해주려고 그런다."
  "화장도 안 했는디. 그랴도 되는 겨?"
  "까짓거 검은 얼굴에 화장하면 어디 더 낫다냐?"
  "근데, 자기 왜, 갑자기 그렇게 퉁명스러워...."
  검순이는 좀 시쿤둥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 와서, 아양을 떨고 있읍니다. 다른 때 같으면 받아 주겠지만, 먼 발치서 왕초 오리가 지켜보고 있고 자리가 자리인지라 우리들 사랑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당연히 검순이가 하루에 하나씩 낳는 알에는 유전학적으로 나의 유정란이 섞어 있으니까요.  

  우리들은 집오리여서 자연 부화를 하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인간인 주인 아저씨는 요즘 부화기를 만들어서 오리알을 부화 시킨다고 하는데 그 중에 검순이가 낳은 알은 우리들 분신입니다.  어찌 보면 저희들의 새끼를 갖고 싶어서라는 걸 잘 압니다. 아니면 최고로 잘 날아 다니는 제 시끼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절반은 못되지만 제 새끼를 갖을 확율은 있지 않겠습니까. 검순이는 착한 나의 숨은 애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