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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동화4)
2008.11.26 22:50
"저는 나름대로 주인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람과 오리라는 차이점을 제쳐두고서라도 서로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무엇이 필요하냐고요? 우선은 우리들은 주인님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연장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집오리기 때문에 잘 날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몇 대를 거쳐 내려오는 동안 이젠 완전히 사람들에게 가축으로서 적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먹는 것만 끊임없이 밝히다보니 살만 찌고 날지 않아도 배만 부르니 날개 짓도 귀찮아서 점점 더 도퇴되고 말았지요. 사람들은 잘 날 수 있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어요. 크고 토실토실한 오리들만 골라서 키우고 우량종으로 양성하였으니까요. 사실 집오리가 잘 날면 뭐합니까. 키우기만 귀찮겠지요. 잡아 먹기 위해서는 토실토실하게 살찐게 좋겠지요. 반면, 잘 날기 위해서는 몸이 뚱뚱하면 안됩니다. 저처럼 날렵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살을 찌우지 않아야만 하는데, 그걸 못 참는 가봐요. 동료들은 많이 먹고 살만 찌는 게 대수라고 여깁니다. 편한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거지요. 힘들게 먹이를 찾아 돌아 다니지 않아도 사람들이 주는 사료와 음식 찌꺼기에 그만 현혹되고 말았답니다. 코가 석자면 뭐합니가? 굶고서야 학문이 뭐 소용있습니까? 에구에구 제가 유식하다고요.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리 많이 배우고 유식한들 육체가 허하면 병약해지고 결국에는 도퇴대지 않습니까? 그만큼 밥그릇 싸움으로 국회의원 나리들도 호리호식하며 배를 살찌우고 보좌관들을 일곱명씩이나 거느리고 해외연수를 나가지 않습니까? 그게 밥그릇 싸움이지요! 국민들을 우롱하고 기만하면서 제 욕심만 체우겠다는... 여기서 왜 국회의원님 얘기냐고요?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땡초 오리는 핏대를 올리며 연설이라고 할 판이었다. 그렇지만 내용이 워낙 급조된 것이여서 다음 말을 잊지 못한다. 어허라, 유식이 탄로가 났구나!
"먹는게 급한데 코가 석자면 뭐합니까? 입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결국 먹는데 체면이고 나부랭이고 없는 거지요! 우리들에게 사료를 던져주면 배고픈 나머지 달려들어 싸우듯이 한톨이라도 더 먹으려고 으르렁댄답니다!"
"여보, 오리가 어디 호랑이라도 된답니까?"
결국에는 땡초 오리의 얘기를 듣다못해서 하천에서 함께 다니던 두루미가 젊잖게 꾸짖었다. 항상 오리 뒤꽁무니를 쫒아 다니면서 놀라서 달아나는 물고기를 잡아 먹던 신선놀음같은 두루미였다. 그 새는 작년에도 나타났었는데 그 때는 어미 두루미와 함께 였었다. 오리 뒤를 쫒아 다니면서 물고기를 잡아 먹는 방법을 터특한 뒤로는 줄곳 이곳에 터전을 잡았는데 그럭저럭 참견을 하곤 했었다. 아무래도 땡초 오리의 말이 가소로운 모양이다.
"흥, 그런 나부랑은 누군 못해! 우리처럼 유식해도 물고기 잡는데는 일가견이 있잖소. 오리들처럼 주둥이를 사방에 내둘르며 물고기가 걸려 들면 덥썩 무는 짓은 안하지요. 자 보소 이렇게 긴 다리를 부르르 떨면서 물풀을 더듬으면 숨어있던 고기가 튀어나와요 그럼 긴 부리로 이렇게 톡 쪼아 먹는단 말씀입니다! 이게 얼마나 우아하냐 이 말이요!"
그렇게 한마디 하면서 시범까지 보이는 것이었다.
이때, 하천의 뚝방길을 따라 중년의 남자가 걸어 오고 있었다.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두루미는 긴 날개를 펼쳐들더니 다리를 힘차게 내차면서 하늘로 날아 올랐다.
"오리님들, 다음에 봅시다!"
흔들흔들거리며 처음에는 날개짓에 따라 몸짓까지도 멈찟거리는 듯 제자리에서 머물거리다가 더 크고 넓게 펼쳐진 날개 짓에 이윽고 높은 하늘로 올라갔다.
"저기 우리 주인님이 오네요! 저 사람은 우리들을 새끼때 오리장사에게 사다가 집 앞 하천에서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속을 모르겠습니다. 벌써 일 년이 되어 가는데 잡아 먹지 않는답니다. 아참 아까 얘기를 더 해보죠. 집오리들의 신세를 모를 겁니다. 자유롭지 않은 것, 항상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여야만 한다는 것, 또한 그에 따른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최악의 사태가 생긴다는 것을 말입니다!"
"주인님께 경렛!"
우리들 중에 처음 주인님이 본 오리가 가장 먼저 구령을 합니다. 이번에는 얼룩 순이가 가장 먼저 발견하고 경고적으로 구령을 붙였답니다. 그러자 모두들 깜짝 놀라서 부동 자세가 되지요. 요즘 한창 알를 품는 재미에 낳은 네 개의 알들을 모아 가슴에 품고 있던 검순이가 가장 많이 놀랍니다. 그리곤,
"꽥. 꽥!"하고 날개를 머리 위에 붙이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 되지요.
평화로운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일곱 마리 오리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하천에서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얼마되지 않아 이곳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멀리에서 온 메시지가 아까 본 두루미를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예언자가 나타나고 오리들에게 치명적인 조류독감이 만연되고 그 해결책으로 땡초오리의 유전자에서 축출한 백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게됩니다. 그 부름이 있기 전까지 일곱마리 오리들은 서로 암오리 때문에 질투하고 먹이로 인하여 욕심을 부리며 행복하게 하루를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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