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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오리 (2)

1. 비상 1-1 막타워에서 2

2008.12.01 23:53

문학 조회 수:2242

  땡볕이 내려 쪼이는 7월 초순의 정오.   황토 빛의 연병장에는 5층 높이의 철탑이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오십 여 미터 지점까지 와야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이 용광로처럼 지상 위를 불태우듯이 달구기 시작하여 막 뜨거워진 포화상태가 되었다. 그 때, 하늘 위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V자로 형성된 물체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덜컥!”

  그것은 마치 튀긴 기름 위에 밀가루 반죽이 떨어진 것처럼 하늘 위로 길쭉하게 수놓아진 점들이 떨어져 내렸으며 용수철처럼 다시 튕겨져 올라갔다. 철탑에서(막타워) 뛰어 내린 군인들이 도르래에 매달려 하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만, 이만, 삼만……, 예비 낙하산 하나, 둘…, 셋!”

  앞가슴에 배낭을 매달았는데 그것이 보조낙하산인 모양이다. 뛰어 내리자마자 하늘에서 배에 걸친 배낭에 낙하산을 끄집어내는 시늉을 하면서 몸을 V자 형태로 유지를 하는 것이었다. 

  2주간의 지상훈련! 
  말 그대로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공수훈련이었다. 
   벌써부터 입술이 타고 쓴내가(쓴냄새) 목에서 넘어 올라왔다. 훈련소에 입소하여 6개월간의 훈련 기간 내내 입에서 떠나지 않고 올라오는 쓴내였다. 몸에서 살이 빠지고 육체적인 체력이 약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반복을 계속시키던 조교가 연단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호각을 불었다. 그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선착순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황토먼지가 코로 들어와 가래를 뱉으면 침과 함께 뱉어졌다.

  “전체 집합!”

  조교들은 교육장을 지키는 개였다.

  빨간 모자에 하늘색 티셔츠를 입었는데 손에는 손수 깎고 다듬었다는 박달나무 지휘봉을 들고 다니면서 포복 자세를 하고 있는 등 뒤를 때려 대면서 소리치곤 했었다.

  “빨리 빨리 집합 안하면 전체 기압 들어갑니다!”

  어찌 보면 교관들보다 조교들이 더 무서웠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인정사정이 없이 선착순을 시켰다. 낙오가 되지 않기 위해 또한 죽어나고 뛸 수밖에 없는 훈련병들은 항상 배가 고팠다. 그만큼 육체적인 훈련은 허기가 뒤따랐던 것이다. 19세의 나이로 지원 입대한 뒤에 훈련소에서 받는 육체적인 고달픔은 항상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였었다.

  ‘아, 어머니!

  입술을 악물고 눈을 찔끔 감으면 눈물이 주룩 흘러 내렸다. 훈련소 기본 교육 4주가 끝났을 때 진해 훈련소에서 ‘전반기 수료 기념행사’가 열렸고……. 초라한 몰골의 아들을 바라보면서 모친은 눈물을 글썽이셨다. 훈련소에 입소하여 불과 4주가 흘렀는데 마른 명태처럼 깡마르고 햇볕에 검게 탄 아들의 모습을 어찌 그냥 바라보겠는가! 항시 군대 보낸 아들 생각으로 밤잠을 설치셨을 것을……. 이 때만큼 모정이 그리운 적이 없으리라! 또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모정이야 어떻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