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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장맛비를 바라보며...

2013.06.18 13:44

文學 조회 수:2329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되는 비가 쏟아 진다.

억수같은 비가 하늘이 뚫린 것처럼 양동이로 물을 붓 듯 퍼부어댄다. 

한편으로는 무더위를 식혀 줄 시원한 빗줄기여서 반갑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왠지 불빌한 느낌이 든다. 

 '너무 비가 많이 내려서 행여 물난리라도 나지 않을까?' 하고... 

 

  자연의 섭리는 더러운 것을 깨끗히 씻어 내라고 간혹 많은 비를 내리는가 싶다. 

  집앞에 흐르는 하천에 너무 지저분한 찌꺼기가 걸려 있었다. 스치로폼, 축사에서 떠내려 온듯한 변 찌꺼기, 생활 용품으로 보이는 프라스틱 조각등....

  갈대가 너무 우거져서 하천에 들어서는 것조차 용납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곳에 쓰레기는 버려지고 걸려 있었다. 이 하천을 정화 시키고 청소하기 위해서는 한바탕 비가 내려야만 했다.

  비가 내려서 오후 1시가 된 지금은 벌건 황토물이 흘려 내려간다.

 

 내 마음도 그렇게 깨끗하게 씻어 내려갔으면 좋을 것같다. 그동안 해묵어서 오염된 마음, 일, 생각, 육체....

온갖 잡 생각이 장맛비와 함께 쓸려 내려간 뒤에 깨끗한 마음으로 새로 새싹이 돋아 나듯이 자라나면 정말 좋을 것이다. 그렇게 정화 시켜서 더 할 나위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내일을 맞이할 수만 있다면...

  쌓이 일이 너무 많고...

  지은 죄가 너무 광범위하여 사로한 것도 죄로 느껴질 정도이고...

  아내에게 너무도 고생만 시키는 것 같은 농사일 때문에...

 

  잠시 비를 바라보면 그런 시름을 모두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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