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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밭을 메면서 (7)

2013.08.03 10:14

文學 조회 수:2861

어제부터는 콩밭을 메지 않고 농약을 치기로 했다.

구읍의 밭에 도착하여 우선 어제 메던 밭을 메고 도전 8시 30분부터는 농약통을 짊어지고 위의 고랑부터 제초제를 쳤다.

 

  '아, 이렇게 고랑을 타고 가면서 농약통을 멘체 고랑에 나팔같이 된 분무기로 뿌려주면 되는데 왜, 그렇게 힘들게 콩밭을 메는가!'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었다. 1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얼마되지 않은 밭에 모두 손으로 뽑았으니까? 그런데 이제 밭도 늘어 나서 3,000평이나 되었는데 모두 그 짓을 할 수 없었다. 당연히 풀약을 치는 게 급선무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그나마 무공해를 주장하고 싶어서라고 할까? 아니면 몸을 혹사하는 게 좋아서라고 할까? 그것도 아니면 아내를 고생시키려고?  

 

  아침녁에는 풀밭이 이슬이 맺혀 있어서 온통 축축했다. 나발로된 문무기 끝으로 풀의 이슬을 툭툭 털어주면서 동시에 왼쪽 손으로 펌프질을 하면서 오른손으로는 대롱을 잡고 그 조롱에 풀을 문지른다. 

 

  발끝으로 쓰러진 콩을 일으켜 세우고 그 아래 풀을 다시 풀약을 친 뒤에 스치듯 지나갔다.

 '아, 이렇게 간편한 방법을 왜 몰랐을까? 그래서 아내에게 풀을 메게하는 고역을 시키다니...'

  사실 내가 고통스러운 것을 참을 수 있었다. 아내의 얼굴에 주근깨가 생기고 기미가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게 안스러울 따름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싶은 일념뿐이었는데 어제까지 몇 일째 밭을 손으로 메다가,

  '이짓은 아니다.'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던 것이다.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는 순간 피부가 너무 상해 있어서 아내보기에 면목이 없어서기도 했지만...

 

  아내가 없이는 풀을 메는 것도 버겁다. 이번에 구읍의 밭도 아내가 명절이 가깝다고 메러가자고 해서 따라 나서게 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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