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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콩밭에서...

2013.08.16 15:29

文學 조회 수: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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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구읍(충북 옥천의 지역 지명 이름)의 밭에 아내와 함께 갔다.

  "제초제는 그만 뿌리고 이제 손으로 뽑아 줘야 겠어!"

  어제 내가 짜증을 내며 소리쳤었다.

 

  사실 너무 힘이 들었다. 

  혼자서 새벽에 밭으로 갔다가 2시간 정도 농약통을 둘러 메고 가서 제초제를 뿌려주곤 했었다. 그런데 어제는 농약을 다 비우고 덥썩 주저 앉아서 콩.팥 줄기 사이에 무더기로 자라난 잡초를 뽑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직접 뽑기를 1시간에 이르자 햇빛이 떴고 어느덧 무더위가 시작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혼자서도 많은 양을 해냈다. 깨끗한 콩.팥 죽기 사이에 맨흙이 보이자 참으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제초제만 뿌려대는 것에서 한계를 느끼는 중이었고 오히려 역효과가 났는데 콩.팥이 약에 묻어 죽기 시작한 것이다. 

 

  농약을 주는 것도 이제 한계에 이른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애궂은 콩.팥이 제조체가 묻어 풀틈에서 손에 쥐어 질 때는 가슴이 쓰라렸다. 거기다가 늦게 집에 돌아오게 되어 오전 11시가 가깝자 아내에게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함께 가서 밭을 메면 오히려 많은 밭을 멜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회피해 온 아내가 원망스러웠으므로,

  "나 혼자 가서 밭을 메는 게 얼마나 하겠어! 이제와서 어떻게 기계 제작 일에 몰두할 수 있겠어! 그렇다고 남아서 한 일도 없으면서... 내가 해줘야 하는 일인데... 그만 두라고 엉뚱한 일을 저질러 놓지 말고..."

  그렇게 소치쳤으므로 아내는 가슴이 뜨끔했던 모양이다. 아무 소리를 못한다.

  "..."

  "제초제만 뿌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아! 세 거루 중에 두 그루가 농약이 묻어서 죽었으니까?"

 

  내가 어제 농약 한 통을 모두 고랑에 뿌려주고 다시 농약통을 벗어 던지고 두 손으로 고랑 사이에 두덕에서 풀을 뽑아 주웠는데 이제는 아주 잘 뽑혔다. 풀로 찌들었던 처음보다는 많이 옅어져서 뽑아줘도 쉽게 뽑힐 정도였다. 처음에는 콩.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풀로 뒤덥여서 고라니들이 돌아 다녀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었다.

 

  그러던 것이 제초제를 뿌리고 나서는 많이 잡초가 죽어서 밭고랑도 보이고 잡풀이 잘 드러나서 뽑아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뽑아 주워야만 콩대 사이에 자라난 풀을 제거할 수 있었으므로 그 방법이 최선책이 되었다. 어쨌튼 고랑은 제초제를 뿌린다고 해도 두덕의 콩과 콩 사이에는 모두 손으로 뽑을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어제 지천을 해서 그런지 오늘은 순하게 따라 나선다.

  "밭에 가자고 해 놓고 화장실에서 안나오네!"

  내가 아침에 화장실의 변기에 앉아서 독서 삼매경에 빠진 것을 보고 아내가 지천이었다.

  "그럼, 함께 가는 거야?"
  "가자고 했잖아요!"

  그렇게 쏘아 붙이자 나는 얼씨구나 좋아서 재빨리 밖으로 나가 차량을 몰고 대문 앞에 세웠다.

 

    마침내, 오늘부터는 콩밭에서 잡초를 뽑아 주기 시작했다.

  아주 시원하게 잡초가 제거된 콩밭이 시원해진 모습을 띄우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정말이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농사를 짓는 방법을 터특하지 못하다보니 이런 고생이었다. 제초제로 미리 풀을 죽여 놓고 그 다음에 콩을 심는 방법이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라는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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