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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귀농 3년째 들어서는 A씨의 갖잖은 삶 (2)
2014.07.20 21:11
오늘은 청성에 밭에 왔다.
12시 30분까지 한 일은 우선 들깨가 심어진 논에서 풀을 멧고, 팥이 심어진 밭에서 며칠 째 집중호우로 흙이 떠내려간 탓에 팥이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고랑마다 찾아 다니면서 떠내려 갔던가 드러난 곳을 찾아서 호미로 흙을 덮어주는 것이다. 정말이지 밭에 가면 할 일이 무척 많았다. 그 모든 것이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고...
오후에는 이천으로 나가는 기계의 페인트 칠을 했다.
아내는 농사 일에 참여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찬 겨울에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던 적이 있었다. 지난 늦은 가을이었다.
검은콩을 수확하는데 그만 서리가 내린 뒤였으므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서 콩을 걷어 들이는 데 추위 속에서 낫질을 한 것이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였던가 보다 지금도 가끔씩 그 얘기였다.
"그 때, 동파를 당했던 콩을 벼 내르라고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쳐져서... 그때 얻은 얼음 배긴 손가락들이 마디마디 굽어져서 펴지지 않았어!"
그 핑게를 대면서 그의 아내는 농사 일에 무관심하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가끔씩 분노을 일으키곤 하는데 그 때마다 도시로 나가 살고 싶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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