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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모친이 내보낸 선물

2015.07.10 19:38

文學 조회 수:279

2015년 7월 9일 목요일


모친이 내보낸 선물

아침부터 똥세례를 받았다.

복지관 사람들의 노고가 새삼스럽게 크다는 것을 느낀다.

한 번씩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었으니까.


일주일에 한 번씩 대변을 보던 모친이 이제 하루에 한 번씩 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더 힘든 노릇이였으니...

어제는 복지관에서 1회용 귀저기를 차고 왔었는데 이상하게 그것이 화장실에 놓여 있는 쓰레기 통에 들어 있었다.

그래서 모친에게 물었다.

"언제 똥 눴어요?"

"응, 어제..."

 "그럼, 똥 처리를 잘 하여야지... 왜, 맨 날 귀저기를 채우게 해!"

  내가 얼굴을 잔뜩 찌프리면서 소리쳤다.

  그런 내 모습에 잔뜩 주눅이 든 모친은 아무 소리를 안 했다.

  "앞으로 똥을 누우면 꼭 밑을 닦아둬요. 그답 일어나서 똥이 묻어 있는 체 바지에 묻히지 말고..."

내가 어이없어 하는 건 똥을 누는데 그 때마다 바지를 버리는 것을 무엇보다 고쳐보기 위해 큰 소리를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친은 그런 내 말에는 귀담아 듣는 것같지 않았다. 언제나 똑같은 짓, 똑같은 무기력함, 똑같은 행동으로 일관하였다. 뇌경색으로 머리 속이 빈 것처럼...


오늘 아침 9시 15분.

복지관에서 승합차가 대문 앞까지 나와서 모친을 태우고 가게 되어 있었지만 비가 내려서 차가 늦다.

  차가 오기 1분 전.

  모친이 헐레벌떡 대문의 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오면서 말했다.

  "어이쿠, 똥 싸겠어!"

   이때 나는 밖에 놓여 있던 세 개의 앵글들을 안에 선반에 넣으려고 한 개를 안고 들어오던 중이었다. 도중에 내려 놓기도 힘들어서 선반에 끼워 넣고 돌아 오는데 모친은 벌써 야외 변기구에 앉아서 끙끙 거린다.

  복지관 승합차 곧 도착하리라! 그런데 똥이라니...

  이건 변수였다. 야외 변기구는 소변은 눟을 수는 있지만 대변을 눟기는 힘들었다. 안쪽이 깊지 않아서 똥을 넣고 항문에 그대로 달라 붙어 있을 터였다.

  그런데 모친은 똥을 눟었고 마침내 두 번째까지 넣고는 벌떨 일어섰다.

  "앉아 있어요! 물로 닦아야겠으니..."

  내가 물 그릇을 찾아서 사무실로 들어가서 물을 가져다가 똥이 묻은 엉덩이와 항문을 닦으면 되었는데 모친은 벌떡 일어섰다.

  한 개의 똥덩어리가 엉덩이 사이에 끼어서 붙어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야지!"

  내가 억지로 머리를 눌러서 변기구에 앉게 만들었지만 그 새를 참지 못하고 모친은 안절부절 하면서 일어서려고 했으므로 주변에 그릇을 찾다가 물조루를 들고 사무실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었갔다. 사무실 주방에서 물을 받아서 돌아 나오는 데 마침 복지관 차가 도착하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내렸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물을 담아서  그릇다드렁ㅆ그렇지만

  나는 물그릇을 찾았는데 주변에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주전자에 물이 3시간이나 끓어서 모두 증발을 하고 바닥에 보리를 담았던 하얀 봉투가 새까맣게 탔다.

  "탈칵!"

  스위치를 돌려서 불을 껐지만 이미 주전자에는 물이 모두 증발을 하고 시꺼멓게 탄 상태였다. 스텐으로 된 커다란 물 주전자였다. 모친 때문에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대로 방치를 하고 1층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오전 11에 3층 살림집으로 올라 왔더니 훈기가 주방 쪽에서 불어 왔다.

  '아차!'


  새까맣게 타버린 주전자를 보면서 나는 오늘 모친이 벌려 놓은 일 대문에 슬픔이 복받쳐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서 가슴이 뭉클하였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모친을 돌보는 게 힘들어서였다. 

  사람이 사람답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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