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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폭우가 내리는 저녁

2015.08.31 08:16

文學 조회 수:137

1. 장대비가 갑자기 폭우로 변하여 저녁을 먹은 이후 내리기 시작하였다.

내일 아침에 오산으로 납품할 기계가 위에서 비바람으로 몰아치는 빗물로 온통 젖고 말았으니...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기저기 빗물로 젖어 버린 공구, 전기드릴, 전기 그라인더의 물기를 에어로 털어내면서 만려야만 했다.


2. 3층의 집으로 들어섰는데 열려진 창문으로 비바람이 들이쳤지만 모친은 저녁 식사 후에 누워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잠을 자는 중이었다. 열려진 창문으로 비바람이 들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위와 저녁을 먹은 뒤의 나른함으로 누워서 초저녁부터 잠을 자고 있었다. 낮에는 마음회관에 가서 역시 할머니들과 누워서 잠을 잤기 때문에 깨어 있어야 했지만 언제나 잠벌레처럼 눈이 감겨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면 휠체어를 내어 놓았는데 그 곳에 앉아서 졸았고 어떤 때는 다시 낮에도 방에서 낮잠을 자는 것이었다.

  잠으로 물든 세상.

  모친이 언제나 자신의 안위에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것은 모두 관심 밖이었는데 그것은 중풍 이후에 새로운 관점으로 바뀌었다. 그 어떤 것도 중요한 게 없었다. 자신만이 가장 소중한 것처럼 음식물은 마치 개처럼 달려들어 양 손으로 허겁지겁 먹었고 나와 아내가 자신을 두고 다른 곳에(외출)을 하는 것을 싫어 했다.

  내가 출장을 나가고 아내가 모임으로 밖으로 나가는 저녁에는 불안감을 나타낸다.

  "어디가?"

  "개 모임이 있어서 나가요!"

  "나를 위해서 집에 있어주면 안돼?"

  "그럼, 나는 어떻게 해요! 나를 위해서 나가봐야 하는데..."

  "그래도... 그럼, 빨리 들어 와!"

  아내에게 그렇게 부탁을 하였는데 생각이 없는 말씨였다.

  항상 자신 위주로 모든 사물을 바라 보았다.

  남을 위해서 배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으니까! 중풍 이후에 달라진 건 그 것 뿐이 아니었다. 어쨌튼 모친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왔다.


4.   비바람으로 인하여 집과 공장으로 들이치고 모든 게 아수라장처럼 변했다. 빗물로 난장판이 된 공장 안에서 밤 12시까지 수습을 한다. 빗물에 젖은 기계를 건조 시키기 위해 에어로 불어서 물기를 없애고 헝겁으로 닦아 주었으며 너무 지저분한 곳은 다시 페인트를 칠하기도 하였으니...


5. 오늘 오산으로 납품하게 되는 '고주파 천막 용착기계'는 한 달 꼬박 만들었다. 그것도 야간 작업과 휴일 근무를 불사하면서까지...

  그렇게 만든 기계였지만 사실상 전에 것과 비교해볼 때 용량은 높이지 않고 대신 에어 실린더를 80mm에서 100mm로 높였다. 여러가지 주안점(고장이 나는 부분을 보완함) 등 하나하나 작업을 하면서 정성(?)을 깃들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나은 기계라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었다. 단지 주변에 전자파로 인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그게 유리한 성능(?)으로 보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그것 때문에 '제 2방식'으로 전환을 하지 않고 '제 1방식'으로 고집하여 왔던 것이지만 어쨌튼 최선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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