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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환상적인 궁합
2018.11.29 09:18
참으로, '사건의 전계가 운명적이다.' 라는 말이 들어 맞은 것같습니다. 정작 중요한 건 따른 곳에 있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헛물만 켰다고 할까요? 이처럼 다른 시각으로 바로보는 차이를 두고 이상하게도 멋진 생각이 들었던 걸, 새옹지마라고 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일테고 거기서 더 나아가자면 노력의 결실과 오랫동안 연마해 온 실력의 효과인 듯 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아홉가지는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고 그 한 가지가 바로 하늘의 운명(행운)에 맡기라는 것이지요.
1. 신이란 이런 때 얼마나 존재 가치가 느껴지는가!
오늘 두 개의 단편소설을 신문사 신춘문예 보내려고 한다. 어제 검색해 보니 마침 12월 5일까지 마감날이여서 딱 들어 맞는다. 환상적인 궁합이다.
이틀 전 A 라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부산 출장을 갔다 와서 피곤한 상태였고 TV로 아내와 둘이서 시청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 것이다.
"김 선생, 나에게 얼마나 신세를 졌는지 아시지요?"
"예... 무슨 일이라도...."
이 사람은 나를 옥천 문인회에 들어오라고 소개해 준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를 전화를 붙잡고 하는 게 아닌가? 하도 의아해서 순간적으로 기분이 좀 나빴다. 그렇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선생님, 무슨 용무신지요."
"이번에 문단지에 올린 원고가 무척 많은데, 그것도 두 편이나 되고... 문인회 회원님들이 말이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예! 아이고 죄송합니다."
2019년 문예지에 올릴 원고를 나는 무턱대고 원고지 100장 분량의 글을 단편소설, 엣세이라고 하면서 문인회 카페에 들이 밀었었다. 그런데 A 라는 분은 그 내용을 설명해 준다. 내용을 너무 많이 실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두 편 중에 한 편만 정해 주면 좋겠다는 게 편집위원의 고충일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인 어제 나는 곰곰히 생각해 본다. 이런 불편한 사항을 갖고 구태여 실어달라고 애원할 핅요가 없다는 점이 불현듯 떠 올랐다. 그래서 간단한 프로필과 함께 제가 쓴 원고를 모두 내리겠다고 한 뒤, 올 해는 올리지 않겠다고 간단한 내용을 하고 말았다.
'신경이 쓰이는 걸 무엇 때문에 그냥 둘까? 두 편 중 한 개만 올리라고 하지만 구태여 원고 분량이 많다고 하는데 아예 말이 많고 문제를 일으키면서까지 올리면 뭐할까? 분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참여하고 싶지 않구나!'
그렇게 생각이 떠 올랐다. 극도로 예민한 관계. 아마도 내 몸의 모든 신경이 곤두섰다고 할까?
아예 두 편을 모두 철수하고 난 뒤, 그 이유를 썼다.
문인회 회원님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올 해, 멋도(영문도) 모르고 열심히 저만 생각하고 올린 많은 분량 때문에 고생하셨을 문인회 회원님께 삼가 사죄드립니다. "죄송(송구)합니다. 올 해는 문단지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
2. 위의 내용처럼 아주 짧은 순간 실망을 하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내가 글을 올릴수 없어서,
'목이 마른 사람이 물츨 찾는다.' 처럼 지독하게 구는 것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홈페이지도 있고 내 독자적인 출판사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바로 이 순간 아주 기가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신문사 신춘문예가 이 시점에 원고 마감을 하지... 그래, 신문사 신춘문예 원고 마감일을 보고 그곳에 출품ㄴ하면 어떨까!"
놀라운 착상이고 반전이었다.
그래서 어제 저녁 식사후에 다시 한 번 맞춤법 검사를 하였는데 밤 1시까지 이어졌다.
공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중단한 상태로...
3. 아, 모든 게 새옹지마라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아침부터 원고를 우체국에서 소포로 보내려고 한다.
4. 원고를 보내고 나 뒤에 다시 한번 맞춤법이 틀린 곳이 세 곳이나 발견되었다.
이럴수가!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는 사실. 아무래도 맞춤법 검사기로 다시 한 번 고치는 중에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었다.
아침에 시간에 쫒겨서 다시 한 번 확인하지 않고 부랴부랴 보낸 게 무엇보다 오자를 발생시킨 원인인 듯 하다. 맞춤법 검사기라고 해도 믿을 게 못되는 부분도 간혹 있기 마련이었는데 그것을 재차 확인하지 않았던 게 흠이었다.
그렇지만 어쩔 것인가! 이미 보내 버린 걸...
언제나 맞춤법에 자유롭지 못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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