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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군서 산밭에서...
2020.06.23 07:53
1. 6월도 이젠 후 반전으로 치닫고 있네요. 금새 지나가는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서 한 달의 끝자락을 향하고 있으니까요. 6월 24일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학과 시험 고사장 배정을 하므로 본격적인 시험을 예고하게 됩니다. 1년여를 기다리고 있던 시험이었으므로 그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합격하게 될지는 미지수. 떨어졌을 경우에는 1년을 다시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모든 걸 여기에 맞추게 됩니다. 일종의 보이지 않는 주문이라도 하는 것처럼 총력을 기울이지요. 다른 것은 제쳐두고... 2. 오늘가지 김포로 나가는 자동기계의 작업을 끝내게 됩니다. 야간 잔업을 해서라도 맞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 어제는 군서 산밭에 고구마 밭을 갔다 왔었습니다. 이제 케내야 할 때가 되었는데 아내를 시키자니 걱정 스럽고, 혼자 하자니 너무 공임이 많아서 몇 날 며칠이 걸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감자 캐는 기계를 빌려 와야만 할 듯 하네요.
1. 기계를 제작하는 본업과 농사를 짓는 것을 병행하게 되는 건 곤란함을 유발한다.
특히 지금처럼 정신없이 주문 들어온 기계를 납품일에 맞춰서 완료를 하여야만 하므로 그 중요성을 놓고 볼 때 농사도 때가 있어서 감자가 모두 축 늘어져서 깔려 버리게 된 건 캐 내야 한다는 시점이었으므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압박감으로 걱정이 태산 같았다.
밭에서 감자를 캐내기 위해서 적어도 3일은 소요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아내가 없이 혼자서 한다면 5일도 걸리 수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드는 이유는 손으로 번거롭게 캐내야만 하므로 곤란함을 유발할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농사 지으려고 시집 왔나! 농사 일을 싫어! 내 배를 째!"
하면서 농성 중이었다.
2. 김포에 납품할 기계를 오늘 완성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감자를 캐내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인데 이번에는 좀 더 다른 방식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기계를 빌려오는 것이다.
감자캐는 기계는 옥천군 농업협회에 가서 빌릴 수 있다고 옆 집에 친구가 얘기해 줬었다.
2. 감자를 캐고 그 다음에는 들깨를 심게된다.
그래서 두 곳에 모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한 쪽은 멧돼지가 파헤쳐놓아서 난장판이었다. 절반도 더 되게 아예 못 쓰게 해 놓아서 감자를 캔 밭에 들깨모가 부족할 듯하다.
3. 여러모로 보나 지금 감자를 캐고 들깨를 심어야만 할 때였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장마와 겹쳐서 내게 싸움을 걸어오는 것처럼 심난하다. 지금의 시기가 그냥 지나치게 되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인데...
4. 농사는 엄청난 노력의 결과로 일궈내는 아주 사소한 일거리였지만 여러모로 많은 품이 든다. 그러다보니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고 그것이 내가 하는 일과 겹쳐서 곤란하게 만들곤 한다.
또한 산밭에 가서 <벼룩 파리>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망이 있는 모자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5. 내가 일하는 공장. 이것만 하면 될 일을 농사일까지 병행하게 됨으로서 매 해, 똑 같은 번거로움이 반복된다. 바로 농번기와 맞아뜨려서 곤란한 처지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농사 일이란게 그 시기가 있어서 계절에 맞는 곡식을 심고 파종을 하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사가 망치기 일쑤였었다.
가령 지금 감자를 캐지 않으면 장마철에 땅 속에서 썩어 버리게 된다.
들깨를 심지 않으면 자라서 수확을 할 수 없었다. 열매가 맺는 시기가 지나가게 되어 다른 곳에서는 씨가 영글어 알이 틈실하지만 늦게 심은 곳은 씨앗도 익지 못하고 알고 굵지 않은 체 빈깍지만 무성하여 그야말로 농사를 헛짓는 결과(공불염)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체득한 경험의 산물이었다.
그러니 어찌 그 시기를 놓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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