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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대전으로 탁구를 치러 가는 날 2020.08.29
2021.01.13 21:25
어제는 대전으로 탁구를 치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잘 치는 사람이 두 사람 와서 쳤고 함께 치는 S 라는 사람이 점수판을 넘기고 있었으므로 끝날 때까지 경기를 관전하게 됩니다. 대전으로 나가는 날에는 아내도 성형 병원에 갑니다. 얼굴에 기미가 많다고 해서 시술을 받는 것인데 내가 탁구를 치러 가는 날 함께 대전으로 가는 것이지요. 탁구장에 가는 금요일 날은 이제 칠 사람이 없다는 난재에 빠졌습니다. 다섯 명이 옥천으로 와서 치고 있어서지요. 그렇게 빠져 나간 탁구장에는 사람이 마땅하게 함께 칠 사람이 없었고... 저녁 7시에 S 씨와 탁구장을 나와 근처 식당으로 갑니다.
1. 어제는 대전으로 탁구를 치러가는 날이여서 공장 문을 오후 3시쯤 닫고 4시에 집을 나와 대전으로 향하는 데 비가 내렸다. 국지성 호의주의보. 옥천에서 대전으로 들어서는 폐고속도로근처에서 비가 그쳤는데 한 쪽은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뒤 7시에 탁구장을 나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자 비가 많이 내린다.
식당에서부터 차를 세워 놓은 탁구장까지 거의 500여미터. 가방을 둘러 메고 뛰기 시작했다.
'덜그럭덜그럭...'
왼 쪽 다리에서 발을 내 딛는 중에 소리가 나는 듯했다. 무릎 관절이 그 충격으로 통증이 심하였고...
왼 쪽 무릎이 걸을 때마다 쑤셨는데 그 아품은 계속하여 괴롭혀 왔었다. 잠을 자다가도 곧게 뻗지 않을 경우에는 결리고 아팠으므로 잠에서 깨기도 했었다.
"나는 차까지 뛰어 가고 S 씨는 집까지 뛰어 갑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형님..."
"하나 둘... 그런데 왜, 안 뛰어요?"
"담배 한대 피우고..."
"아, 그래요! 그럼 나 먼저 뛰겠습니다. 아우님... "
그가 처마가 있는 상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겠다고 해서 나 먼저 거리를 뛰어서 500미터를 가는 동안 다리가 무척 아팠던 것이다.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는데,
'덜컥!' 거리는 무릎의 통증으로 인하여 나는 비명이라도 지를 판이었다.
"악!"
어깨에 맨 가방이 움직이지 말라고 왼 손으로 가방 끝을 조여 잡은 상태였다. 도시의 밤거리. 대전 용전동 사거리에서부터 중리동 사거리까지 이르는 대로변에는 상가들이 많았다. 그런데 유독 식당이 자리를 찾이하고 있었으므로 탁구장에서 나와 근처 식당에 들른다는 것이 A 라는 곳이다. 에어컨이 켜져 있었다.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었으므로 S 씨와 나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위가 느껴져셔 뜨거운 국물부터 마셔야 할 정도로 몸을 움추린 체 돼지 수육을 시켰고 다음에는 칼국수와 공기밥 한 그릇을 함께 먹게 된다. 옆에서 다른 손님이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주문한 것이다.
그렇지만 술을 마실 수 없었다. 내가 운전을 하는 탓이었고 S씨도 내가 먹지 않자, 따라서 행동했다. 그는 나보다 두 살이 어렸는데 내게 형님이라고 불렀으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렇지만 나는 깍듯이 존칭을 한다.
2. 대전으로 탁구를 치러 가는 이유는 S 씨를 보러 가는 것이다. 그와 탁구를 치기 위해서라고 할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이지만 마른 명태처럼 말랐다. 길쭉한 얼굴에 키가 좀 커서 체구는 없지만 날씬하다. 그와 탁구장에서 탁구를 쳤었는데 4점을 깔고서도 일방적으로 졌었다. 햇수로 열 경기를 하고 한 번정도 이겼다고 할까. 그러므로 일방적으로 진 경기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어제 나와서 친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에게 다섯 점을 두고서도 이기지 못했었다. 그는 대전에서 부수가 2부라고 했는데 일방적으로 승리를 하였으므로 내가 유심히 S 씨와 그가 어떤 시합을 벌이고 있는 지에 대하여 관찰하였었다. 그리고 그들이 끝난 뒤에 S씨와 내가 경기를 하면서 따라 해 보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서브 볼을 커트볼로 받아 치던데... 왜 나는 안 돼죠!"
"형님 볼은 커트가 높고 위력이 없어서 그래요!"
내가 반성하는 의미로 계속하여 그의 서브볼을 커트로 넘겼었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와 기계의 경우 적응하게 되면 사람은 재빨리 방법을 다르게 하였으므로 그 영향력이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내가 나중에 S 씨에게 그 말을 하였는데 대답을 하는 게 그럴 듯 했다. 물론 내 실력이 저조하여 그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통례를 놓고 볼 때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명백히 드러난 결과로 인하여 그야말로 체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계속하여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은 잘 치는 사람들에게 전수 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자기에게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만큼 내 탁구 실력은 형편없엇던 것이다.
일주일 동안 탁구를 친 건, 수요일 탁구장에 간 하루였었다. 단 하루에 실력이 늘지 않는 건 당연했으므로 매번 S씨와 경기를 해서 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번에도 전혀 그를 이길 수 없었다. 탁구를 칠 때마다 실력 차이가 났으므로 그만큼 벽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3. 이상하게도 탁구장에 가서 탁구 실력의 차이를 느낄 때마다 내 자신에게 실망감을 갖게 된다.
어제의 경우 S씨와 4점을 잡고서도 계속하여 질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월등하게 실력을 높은 수준이라고 해도 내가 일방적으로 졌었다는 건 모순이다. 4대 10의 점서 차로 나가다가 단 한 점을 이기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기도 했었다.
그 1점을 이기지 못하고 무려 6점의 차이에서 역전 패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어이없는 실력차이에 대하여 나는 전혀 할 말이 없었다. 그와 나의 높은 벽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S 씨가 어제 방문한 고수인 A 씨와 무려 5점을 네고로 잡고 3대1로 패배를 하였을 때, 한편으로는 A씨가 S 씨의 서브를 받아 넘기는 방법을 유심히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서브볼을 넣는 방법부터가 무척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상대편의 서브볼을 그냥 받아 넣지 않고 커트로 넣던가 강력한 드라이브로 받아 치는 게 아닌가!
나로서는 도저히 흉내를 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리시브가 S씨를 희롱이라도 하듯이 농락한다. 마치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는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