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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장난끼 (2)

2021.04.28 09:23

文學 조회 수:67

  '악에 받친다는 게 이런 것일까?'

  은근히 화가 난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오기가 일어난다. 탁구공을 아주 쉽게 두 경기에 치르는 동안 어이없이 참패를 당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6개 담긴 탁구공 두 박스를 순식간에 두 경기에서 빼앗긴 뒤, 희비가 교차하는 두 사람 사이가 극명을 달리한다. 그는 희희낙라가며 심판을 보았던 X씨에게서 탁구공을 받았다.


  내가 내기에서 진 탁구공이었는데 앞서 50박스를 구입한 것의 일부였다. 이제 두 박스였으니까. 아직도 24번은 경기를 해도 될 정도로 충분한 셈이다. 그런데 은근히 분노가 일어나서 그를 이겨야만 한다는 결심에 의지를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당할 수 만은 없었으니까. 그냥 그대로 계속하여 패배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습을 하여 실력을 쌓자!' 하는 결론에 도달한다.


  1. 어제 부산으로 출장을 나갔다 온 뒤 밤 9시부터 지하 탁구장에 내려가서 탁구 기계를 이용하여 1시간 가량 타구를 쳤다. 기계하고 연습을 하면 실제적인 대결은 못되었지만 나름대로 실력을 개발할 수 있다.

  한 가지 방법에 계속 연습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세가 바로 잡히게 되고 그것을 활용하여 실제적인 경기를 할 때 갑자기 연습하였던 내용이 습관적으로 튀어 나와서 놀라곤 했었다.


  백핸드가 좋아진 것도 모두 그렇게 해서 쌓여진 기술력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미완성인 단계지만 바쁘다는 핑게로 지하실을 내려가지 않았었는데 어제는 깨끗이 청소를 하여 모든 걸 다시 재 정비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다시 탁구 기계와 탁구를 치게 되었고...


  2. 연습. 놈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판단.

  물론 승패는 내게 불리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6점을 잡고 치기 때문인데 조금만 연습하면 그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전부터 주지했었는데 지금은 통 연습을 하지 않았었다. 오직 탁구장에만 가서 탁구를 치려고 했으니 실력이 늘지 않았던 것이라고 판명을 내렸다.

  '음, 탁구장에만 가서 탁구를 치자! 집에서 연습은 자재하고...'

  이렇게 생각한 주된 이유는 기계제작을 하는 본업에 지장을 초래하여서였다.

  그런데 놈 때문에 계획이 바뀐 것이다.

  '이제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시작은 놈이 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포기하도록, 아니 피해를 입도록 할 묘책을 생각해 내는 게 급선무다.' 고 결심을 한다. 그것이 지하실로 내려가서 탁구기계를 활용하여 탁구를 치면서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길만이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쫒는 자와 쪽기는 자!

  내가 포기하는 건 결국 놈에게 지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 악을 질러 놓은 건 순전히 놈의 잘못이라고 반성하게 만들어! 네 놈이 감히 잠자는 사자의 콧등를 때려 놓고 도전장을 내밀어? 용서 해달라고 빌도록 만들테다.'

  한마디로 오기가 일어났다. 이것은 다시 내게 새로운 피를 수혈 받는 것처럼 용기로 바뀌었다. 

  '음, 내가 바라던 대로 되었어!'

  오히려 이렇게 결심을 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놀라운 점은 이 기회를 통하여 탁구 실력을 높여 놓을 수 있는 연습을 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의욕이 활홀 불타 올랐으니까.


  3. 이것은 순전히 승부옥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으로 내 몰리는 내 불쾌한 기분을 바꾸기 위한 풀이라고 해석한다. 반항심. 아니, 오기다. 그의 약점을 캐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전에 4점을 받고 쳤을 때도 이겼던 기억을 떠올린다. 물론 내기 경기를 하게 되면 이상하게도 집중력이 떨어지곤 했었다.


  여기서 내가 번번히 실수를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연습을 하지 않아서라고 볼 수 있었다. 기계제작이라는 사업적인 부분에 계속 쫒겨서 지하실의 탁구장을 찾지 않아서 그만큼 실력이 낮아진 상태로 그와 경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자조적인 후회와 그를 향한 모든 원망도 일조를 한다.


  나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분노가 거칠 게 용솟음 친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굴욕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분노이기도 해다. 50박의의 탁구공을 25만원을 주고 미리 준비해 놓은 이유는 고스라니 그 탁구공을 놈에게 바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를 하여 대비를 하기 위해서 또 다른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 철저히 위장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 일요일이 되기 전까지 실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은 지하실로 내려가서 탁구기계와 탁구를 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데 왜, 그걸 외면하겠는가!

  그래, 네 놈을 이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부단한 연습 밖에 없겠구나! 하면서 분노를 다스린다. 입술을 씹으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염두에 둔 포석인셈이다. 그냥 당할 수 만은 없지 않은가! 그대로 포기만 할 수 없다는 사실. 아마도 이게 내가 기대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50 박스의 탁구공을 구입하면서 생각해낸 결심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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