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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어제 구형 1톤 화물차를 조기폐차 시켰다. (3)

2021.07.04 10:00

文學 조회 수:80

  송사와 답사



 폐차로 나가는 낡은 차량이 레카차에 끌려 가면서 송사를 한다.


   주인님, 주인니임!

  왜, 저를 내치시나요!

  제 몸을 당신께 헌신하며 바친 세월이 9년이요! 엎드려 몸바쳐 투신하며 충성을 다해 왔었는데,

  이제 몸이 다했다고 이렇게 헌 신짝을 버리듯이 버리는 건 웬 조화입니까.


  그토록 충성의 맹세를 다하며 당신을 향해 애마로 에로티즘을 갖았다는 행복스러운 세월 그나마 위안을 받았던 건 당신의 따뜻한 사랑이었습니다.


  시집오던 날에는 전 주인에게 학대 받고 고장이 날 정도로 험하게 다루웠으므로 부레이크조차 패드를 갈지 않아서 부레이크 드럼이 쇠소리가 났었지만 당신의 알뜰한 사람으로 그나마 새로 고쳐졌고 문제가 없이 한 동안 편안한 운행을 보장 했었지요.


  그 때가 좋았지만 커머레인 엔진의 특성상 인젝터가 막혀서 고생한 건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왜냐하면 주인님이 옆 집에서 포크레인에서 빼낸 헌 연료를 드럼으로 한 통 10만원을 주고 구매한 뒤부터 영 엔진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결구에는 연료통과 연료휠타까지 교환하는 대대적인 작업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님!


  그렇지만 9년의 세월 동안 고압으로 디젤 연료를 분사하는 커머레인 엔진의 특성상 연료 펌프가 베아링이 나가서 250만원의 거급을 들여서 수리하게 된 부담스러운 비용을 둘 째치고 그 뒤부터 커머레인 엔진의 특징을 한 눈에 깨치한 주인님의 선경지명에 놀라웠었지요. 이제 저는 폐차로 끌려 가면서 마치 도살장에 팔려하는 소처럼 분해하던가 외국으로 수출될테지만 주인님과 같은 사람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체념합니다. 그동난 저를 알뜰하게 사용하면서 최선의 기술적인 수리를 해 주시면서 운행을 하여 주신 점에 대하여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언제 더디서나 저를 잊지 마시고 다시 찾아 주실 것을 약속드립니다. 혹시 저를 보지 못하더라도 새 차를 운행하시면서 저에 대한 노고를 칮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철주야 저를 고쳐서 정상으로 운행할 수 있게 해 준 점 저승에서라도 꼭 주인님의 모습을 보면서 안전운전을 하도록 지켜 봐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서 아껴주시고 배려하였던 바 제가 남기고 간 차바닥과 연료 한 통은 꼭 좋은 일에 쓰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추신> 마지막까지 인젝터 문제고 속을 썩여 들린 건 죄송합니다. 주인님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더 많은 애정을 받고 싶어서 고장을 일으켰음을 차마 밝힙니다.


  멍청한 눈으로 차를 뒤 쫒아 가면서 주인이라는 작자가 손에 요쿠르트가 들려 있다. 레카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에게 줄려고 급히 나왔지만 이미 차는 출발을 했다. 그래서 저만치 뒤 따라 갔지만 훵하니 멀어져만 가는 뒤 모양의 전에 차를 뒤를 배달고 앞으로 바퀴를 땅에 딛은 체 멀어져 가는 자신의 차를 바라 보고 있었다. 거꾸로 끌려 가는 차량과 주인의 눈이 일 순간 마주쳤다. 끌려가는 차의 헤트라이트에서 일 순간 번쩍 거리면서 불빛이 반짝였다. 태양에서 내리 쬐는 빛 때문인지 차량이 갑자기 전원이 켜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 모습으로 차량의 주인은 답사를 한다.


  내 차야!

  너도 참 멍청하다. 그리고 내게 수많은 피해를 끼쳤지만 오히려 그게 전화 위복이 되었구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너를 처음에는 애지중지하며 사랑스럽게 받아 들였지만 그 뒤 낡고 달아버린 험한 자태가 페인트로 임시 칠해져서 도포한 상태여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탓에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9년의 세월 동안 너로 인해서 한시도 고생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네가 커머레인 엔진이라는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인젝터가 자꾸 공장이 났고 연료 펌프가 고장이 나서 엔진 다음으로 교체비용이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할 때도 그랬지만 너를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원망했었다는 걸 아니?


  그리고 오늘 네가 폐차장에 가는 걸 한편으로는 속이 시원하구나! 왜 그런지는 너도 잘 알 것이다. 네가 그렇게 물씬 양면으로 내게 피해를 준 사실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동을 강요 했는지....

  밤에 차를 주차 해 놓은면 아침에 시동을 켜려고 하자 낄낄 거리면서 너는 비웃기만 했지!

  이게 주인을 호도하는 게 아니고 뭐겠니...

  넌 그만큼 내 사랑을 받을 애마로서의 조건을 탐탐치 않아 했지. 더 나은 조건의 주인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불만ㅇ로 여기면서 조금만이라도 연료가 더럽고 지저분하면 그야말로 화를 내고 몸소 시동이 걸리지 않는 궁상맞은 헌신으로 나를 가로 막았으니까.


  오, 보라! 비참한 너의 말로를...

  이제 폐 차장에서 분해가 되고 네 부속품이 산산히 갈리고 네 모습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 때쯤 내 은공을 앎이요!

  물론 나도 너에게 차바닥을 떼어 내고 남아 있는 기름을 한 통 빼 냈으며 비록 성공은 못했지만 뒤 바퀴 두 개는 헌 타이어가 없어서 못 빼냈자만 네 부속품에 대한 애증은 그렇게 떼어 내어 새 차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너를 만나서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부쩍 늙고 말았다. 좋은 곳에 가서 잘 살지는 못해더라도 폐차장에서 부품이 떼어내어 좋은 곳에 활용되기를 빈다.


  이만 너에게 받은 상처로 길게 얘기 할 수 없음을 용서해라!


  <추신> 내게 들인 돈이 얼만데(고장이 나서 막대한 돈이 들었던 연료펌프 수리. 인젝터 구입비 등등) 겨우 폐차 값으로 50만원을 받고 주차딱지 두장을 갚지 않아서 135,000원을 위압금으로 물고 나머지 돈은 통장에 들어 왔는데 그것으로 과자나 사 먹어야 겠다. 개 껌이나 사던지... 애라 모르겠다. 술이나 한 잔 할련다. 시원하게...

  "꺽, 술 취한다. 너도 그냥 내 품에 남아 있지 않는 게 다행인 줄 알아라! 알지 내 맘..."

  <추신2>

  폐차장에 가는 1톤 화물차 :  "주인님, 저를 조기폐차 시켜서 400만원 받을 텐데 뭘 그러세요!" (귀 속말로 그녀가 말한다. 슬픔이 가신 듯 웃는 목소리다.)

    나 : "그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현상이다. 너도 이제 땅을 딛고 달리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생각하자꾸나... 꺽!(술 취해서 딸꾹질을 하는 소리)"  

   폐차장에 가는 1톤 화물차 : "예, 이제 야속하지 않사와요! 주인님, 안전 운전하세요. 새 차를 마구 모시면 안 됩니다."

    나 : "그래, 널 생각하며 운전 할께~~~ 흑!"

  그제서야 울음이 복받친다.

  하물며 차량을 보내야만 하는 주인의 심정이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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