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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당뇨병과 아이들 ( 망한 집 안)
2021.09.14 08:06
1. 라디오에서 노래 소리가 나온다.
그 노래가 귀를 웽웽 울리는 중에 그녀는 남편을 바라보며 극성스럽게 소리쳤다.
"당신 때문에 아이들까지도 질려 버렸어! 나도 그렇고..."
"뭐라고! 내가 뭐 어때서..."
"아무 거나 먹잖아! 당뇨병이 심각하잖아! 병원에서는 혈액을 투척해야 한다고 하고..."
"혈액을 투척하면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하는데... 나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그냥 나 대로 살다가 가면 그만이고..."
"저... 저 것 좀 봐! 죽는사는 소리는 어지간히 한다니까? 얘들아 아빠 좀 봐라!"
그러자 방 안에서 세 명의 아이들이 우루루 나와서 먹는 것을 갈취했다.
"먹는 것까지도 간섭을 하니... 도데체 뭘 먹어!"
'아빤, 음식을 아무 거나 먹으면 안 된다고요. 당뇨 식단을 짜 놓았고 그래서 당뇨병 환자에게 먹는 음식을 별도로 주문해 먹잖아요!"하고 큰 아이가 우선 테클을 걸었다. 여자지만 비만에 걸린 것마냥 뚱뚱하다. 마치 배불뚝이 인형 같은 체구에 뒤뚱거리는 것하며 영낙없이 테레비젼에 나오는 고도 비만자들이 모여서 테스트를 받을 때 보았던 그런 집단자들의 일원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아빠... 제발 아무 음식이나 먹지마세요! 저도 아빠 때문에 속상해서 죽을까 봐요!"
"아니, 둘 째 너까지 나서는 거냐?"
"예! 죽는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한 두 번..."
' "아빠 뭘 먹었어? 그 거는 감춰 둔 거야? 입에 들어가기 전에 빼 낼거야!"
세 째는 사내아이였다. 둘 째까지는 그렇다치고 셋 째가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손에 들은 음식물을 빼내는 데 당할 제간이 없었다.
언제가는 제명에 살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울컥하니 떠오른다. 가족들에게 버림 받았다고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자신이 느껴진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내 맘을 그냥 두지 말아줘요
금싸라기 같은 내 맘을
내 맘에 전철역을 내어줘요
그대만이 내릴 수 있는
오 오 그대 맘을 심으면 뭐든 피어나
팥도 나고 콩도 날 텐데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내 맘에 이정표를 세워줘요
딱 집어서 그대 거라고
내 맘에 박자를 좀 넣어줘요
쿵 찍으면 딱을 할 게요
오 오 그대 맘을 심으면 뭐든 피어나
팥도 나고 콩도 날 텐데
모조리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라라라라라라라
사랑의 재개발
2. "우린 망한 집 안이야! 애들을 잘못 키웠고.."
"그게 어디 망한 거야! 원인이 당신한테 있는데..."
"내가 당뇨가 있다고 아이들이 저렇게 성화인 건, 극성에 가깝지... 당신까지도 합세하고... 그러다가 결국에는 당신까지 당할텐데... 나만 그런거요?"
"내가 왜 당한는데!"
그녀가 소리를 꽥 질렀다. 말이 안 된다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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