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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막바지에 이른 기계 제작 (15)
2021.11.16 09:17
어제는 대구 S 라는 곳으로 출장을 나갔다 왔습니다. 마침내 기계를 두 차(1톤 화물차. 한 대는 용달차를 불렀다)에 나눠 싣고 대구 에서 출발을 한 뒤, 근처 식당에서 6,000원 짜리 갈치 조림을 먹자고 내가 권했었다. 먼저 먹었던 식당이다. 저렴한 식사치고는 매우 맛있고 양도 많다고 우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도 드럴 것이 어딜가도 그 만한 식사비용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그리곤 내 공장에 가기 위해 출발했지만 길이 엇갈렸다. 기름을 넣기 위해 잠깐 들렸던 주유소에서 서로 헤어진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엇갈린 체 달려 갔지만 결국에는 목적지인 내 공장에서 오히려 먼저 돡한 건 나였다. 금강 휴게소 IC로 빠져나간 내가 지름길로 갔기 때문이다. 그는 옥천 IC 로 나간 뒤에 한참 네비케이션이 가르켜 주는 꼬볼꼬불한 시내 길을 안내 받은 탓이다.
31. 어제 아침 9시 쯤 대구로 출발을 하게 되면서 전화를 받은 곳은 부산의 J.O의 사장이었다.
"오늘 천 만원을 보내고 며칠 더 있다가 오백만원을 마련해서 송금할께요!"
아침부터 부리나케 전환을 한 이유는 대구에서 회수해 오는 기계 때문이었다. 내가 토요일에 기계를 다시 납품할 곳을 물색하다가 그곳에 전화를 하였는데 내용은 대강 이랬다.
"대구의 모 회사에 납품한 기계가 잘못되어 회수를 하게 생겼습니다. 사장님이 원하시나며 그곳으로 가지고 갈 수도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그거 잘 됐네요! 까짓거 우리 주세요!"
반색을 하며 격양된 음색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흥분이 엿보인다. 그 전부터 계속하여 통화를 하곤 했었는데 자신들의 공장에 대량으로 맡게 된 물량이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들어서 내게 기계를 의뢰하겠다고 하면서 빨리 좀 자동화된 기계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지만 돈 얘기가 없어서 무시한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완성된 기계를 주겠다고 하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참으로 알 수 없는 건 상대성이다. 한 쪽은 못 쓴다고 내치고 다른 곳은 그걸 받겠다고 좋아하니 같은 기계를 납품하는 데도 이런 차이점을 갖는 이유는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 쪽은 내 기계를 사용해보지 않아서 문제점만 지적하여 거부하는 것이지만 다른 곳은 내가 납품한 기계를 수 십년간 사용하면서 물씸양면(?이런때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잘 됨을 뜻한다)으로 상부상조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그만큼 가깝게 유지되어 언제나 함께 도움을 받아 가는 사이가 되어 있었으므로 충분히 기계 사용에 무리가 없었음을 뜻했다.
"그런데 돈이 문제가 있어요?"
J.I 라는 곳의 사장은 나보다 7-8년의 연상의 중년 남자였다. 그런데 깍듯이 존칭어를 쓴다. 그 사람의 인품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어떻게..."
핸드폰으로 서로 주고 받는 대화에서 결국에는 돈 얘기가 나온 건 처음이었다.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돌려 줘야 하는데..."
"그게 얼마요?"
"천 오백만원입니다."
"예! 기계의 절반 가격이죠"
"그럼, 내가 마련해서 줄테니까... 그렇게 하죠!"
이렇게 결론을 낸 것은 무척 다행스러웠지만 그곳이 아니여도 두 곳은 더 타진해 볼 곳이 있었다. 그러므로 기계를 얼마든지 다른 곳에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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