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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20. 막내 아들의 결혼식.

  2008년 5월 4일. 막내 아들의 결혼식날이다. 


 나오는 사람들 
  큰 아들 : 최 영운 
  둘 째 아들 : 최 영달.  그의 이웃 친구 장 석호
           박창원: 최영달의 절친 죽마고우
      최 중혁, 최 이혁, 최 삼혁, 최 사혁

  세 째 아들 : 최 영진
  막내 아들 (넷 째) : 최 영철  

  막내 아들 최 영철은 근 마흔 살에 동갑내기인 여성을 만나서 갑자기 결혼식을 한다고 성화를 부렸다.  네 명의 아들 중에 가장 늦게 결혼하는 셈이었다. 그런데 둘 째 아들인 최 영달은 오락실 빠찡꼬에 빠졌다면 막내 아들은 카드 빚에 늘 허덕였다. 그래서 결혼식도 빚을 져서 하게 되는 걸 못내 아쉬워 하였지만 제 인생이 그런 걸 어쩌겠느냐? 싶었다.

  "엄마, 그래도 우리 결혼하는데 자금이 없어서 큰 일이네요!"

  "네가 벌어 놓은 게 없어서 그런데 어쩌겠니... 그렇다고 남들처럼 호화찬란하게 할 필요가 뭐 있니!"

  "그럼, 우리가 남들과 못하다는 거예요!'

  전화로 들려 오는 막내 아들의 음성이 갑자기 돌변하면서 화를 내자 그녀는 속이 안 좋아졌다.

  "아니, 널 위해서 그러잖니! 네가 궂이 큰 예식장을 고집하느니 서울에서 예식을 치르지 않고 이곳 지방에서 치르면 좀 좋냐고 하는 것이고..."

  "안 돼요! 처가될 사람들도 있고 이곳에 연고를 두고 있는 학원 동료 선생과, 그리고 친구도 모두 여기 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천에서 하게 된 것이니까 이해하시고... 그나 저나 돈이 부족해서 그러는데 엄마가 좀 기부 좀 하면 안 될까요?"


  뻔한 소리였다. 놈 한테 연립 아파트를 한 체 사 달라고 해서 사 준 것도 모두 자기 돈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결혼식 예식장 비용까지 그녀에게 전가 시키려고 들었으니까. 모든 게 빚으로 치러지는 결혼식이 성한 정신으로 이루워지는 건 아니라고 그녀는 불안을 느끼지만 젊은 아들이 결혼을 한다는 데 막을 수는 없었다.


  어찌 마흔 살이나 먹은 아들 놈이 철이 없을까?

  그것이 지방에서 생활하는 자신과 인천에서 생활하는 아들의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간섭을 하지 않아서 생긴 발단이며 막무가내로 절재하지 못하여 버릇없이 큰 탓이려니 여겼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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