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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누가 총대를 맬까? 너냐, 아니면 나냐? (14)
2022.05.16 07:26
19. 새끼들이 어디 있는지 찾다가 새장 밑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머리가 나쁘면 평생 고생을 하는 게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 주인님이 우리를 곁에 두고서도 발견하지 못한 건 그만큼 숨는데 도가 통한 가 봅니다.
고양이가 나타났을 때 우리는 이미 어두워 지는 것을 보고는 미리 안전한 곳을 숨었었지요. 이곳을 가장 안전한 곳을 고른 건 우선 고양이가 나타났을 때 우연히 작은 틈이였고 그곳에 짱 박혀 버리면 아무도 찾아내지 못하리라는 계산을 한 건 일류였습니다.
"얘들아, 내가 숨는 걸 알려 줄테니까. 따라 와 봐라!"
그렇게 일류가 동생들에게 숨는 요령을 가르쳐 주웠습니다.
어쩐 일인지 새장에 들어가 있다가 새장 문이 열려 있어서 밖으로 나왔지만 들어 갈 수 있는 머리는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되돌아 갈 수 없었답니다. 날이 어둠컴컴해지고 무섭게 돌변한 밖과는 다르게 병아리들은 비좁고 안전한 새장을 놓아 놓은 축대와 그 사이 지명과 벽 사이의 좁은 공간이 숨어 버렸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오양이에게 채가게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 건 찰라의 순간이었습니다.
고양이는 야밤에 몇 차례씩 낮에 닭들이 놀던 왜부 울타리를 들어와 기웃거리다가 닭장 안으로 모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는 절대로 공격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주인 내외가 비고 있었으므로 밤 여덟시까지도 나타나지 않았었지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고양이가 나타났고 어미 닭과 쫒고 쫒기는 술레 잡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고양이 앞에 떡 하니 암닭을 보호하려고 나선 숫탉.
"나 잡아 봐라!" 하면서 전면에 나섭니다. 무서웠지만 엄연히 암닭을 보호할 수 있는 건 무엇보다 이렇게 적이 나타났을 때 가장 효험을 보여줍니다. 암닭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본능적인 동작이 적을 향해서 어퍼컷을 올려 쳤던 것입니다.
마치 이소룡처럼 싸웠습니다.
"이요옷! 삼단 옆차기!"
고양이 면상을 향해 두 발을 높이 들고 날아 올랐습니다. 그리곤 보기 좋게 고양이를 두둘켜 패주고 후다닥 뛰어서 지붕 위로 줄행랑을 칩니다. 암닭들은 먼저 피한 뒤였고 자신도 조금 위엄을 갖춰지만 가장 좋은 건 즐행랑이 상책이라는 점이였지요. 36개가 좋은 점은 고양이가 따라 올 수 없는 높은 쇠 파이프 하우스로 된 외부 울타리가 아아치 형의 쇠파이프로 된 지붕으로 단 번에 그 높은 곳까지 알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만큼 민첩하게 고양이 앞에서 면상을 가격한 뒤 전광석화와 같이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상시에 날아가는 걸 훈련해 왔었기 때문이었지요.
20. 며칠만에 완전히 딴판입니다.
총대를 스스로 매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찌질이 암닭은 이제 두 번재 부화를 하고 있으면서 온 몸이 털이 빠져서 맨 살로 알을 품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새끼들이 구사 일생으로 살아 있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아음 날이었습니다. 새장에 다시 갖혀 있다가 다음 날 되부 닭장에서 다른 어른 닭과 함께 인사를 한 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와서 어미를 찾았습니다.
어미 닭 : "며칠 만에 많이들 컷구나!"
일류 : "어머니, 우리가 반갑지 않으세요?"
어미 닭 : "왜, 그런 지 니들보다는 지금 품고 있는 알이 더 소중하니 이제부터는 너희들에게 관심을 끊겠다."
이류 : "어머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삼류 :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울고 싶어도 보고 싶고..."
사류 : "어머니를 목 놓아 불러 본니다. 쿵짝 쿵짝... "
이류 : "닭다리 잡고 삐악,. 삐악!"
어미닭 : "우리 이제는 그만 만나자!"
병아리 모두 : "왜요?"
어미닭 : "우린, 이제 부모 자신의 연이 끊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병아리 모두 : "시방, 우릴 뭘로 보고... 그런 소릴 하덜덜 마세요?"
주인 남자가 어미 닭과 새끼들을 함께 넣어 보았더니 이제는 서로 모르는 것처럼 반감을 나타내었습니다. 새끼들은 새끼들대로 삐악거리고 어미는 어미대로 새끼들을 쪼아대며 배척합니다.
남자 주인 : "어디 한 번 부모와 자식간에 회포를 풀기 바란다. 어제 밤에 내 잘못으로 새끼들을 잃을 뻔 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다시 서로 회포를 풀라고 함께 넣어줬으니까 이산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어미 닭 : "너희들은 이제 내 소관이 아니다. 그러니 나에게 의지하지 않기 바란다. 할 수 없다. 난 죽던 살던 남아 있는 알을 품다가 죽을란다."
일류 : "어찌 저희들을 배척하나이까. 삐악! 삐악!"
어미 닭 :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너희들을 내가 간수할 수 없어서 그만 둘란다."
이류, 삼류 : "너무하십니다. 우린 어찌 살라고 결국에는 이렇게 간단하게 혈연 관계가 끝나다니요!"
어미 닭 :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내 보내면 일단 할 일은 끝난 셈이다. 다시 들어올 수가 없다. 그게 우리들 규율이고 법칙인데 낸 들 어쩌겠니... 아직 품고 있는 알이 여섯개나 되고 그나마 여덟게에서 오늘 한 개 또 썩어서 버렸구나! 5라고 숫자가 쓰여져 있는 알이었는데 결극 썩어서 냄새만 풍겨져 나오는 걸 주인님이 깨트려 보고 땅에 묻었단다. 너희들이나마 일찍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르겠다. 주인께서 나를 구박하는 건 알을 보관하지 못하여 그렇다지만 난들 그러고 싶어서 품지 않았겠니... 너희 형제들이 아홉마리가 나와야 했는데 내 불찰로 네 마리가 나왔으니... 흑! 죄가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다른 새끼들이 모두 잘 못되었구나! 그러니 너희들은 그만 가 줘!"
그러더니 불쑥 새끼들을 쪼아서 내 모는 게 아닌가!
병아리 모두 : "엄마야! 우릴 내치면 어떻게 합니까. 오갈데가 없는 우릴..."
어미 닭 : "난 키우는 데는 소질이 없다. 이제는 남아 있는 알이나 품어서 그동안 못 보였던 걸 단번애 잘 보이는 게 신상에 이롭단다. 그러니 썩 물러가라!"
병아리 모두 : "어머니... 훌쩍... 그럼 안녕히 기시와요!"
새끼들은 그렇게 때창으로 울고 불고 난리를 칩니다. 이 때 마지막 정을 떼려는 듯 어미 닭은 모질게 눈물을 감춥니다.
어미 닭 : "느그들 잘 알아야 한다."
병아리 모두 : "예!"
그렇게 어미 닭과 병아리들은 눈물로 이산가족을 만났다가 가슴이 울컥하도록 눈물을 쥐어 짭니다. 이 때 막이 내려오고 무대는 제 1막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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