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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어제 토요일은 탁구 치는 친구들을 초대하여 점심을 대접하게 됩니다. 세 사람이 함께 모였고 부인들을 대동하여 모두 여섯 사람이 됩니다. 마당 호도나무 아래에서 보쌈 고기를 준비하여 먹게 되는데 나무 그늘만으로는 부족할 듯하여 야외용 행사 텐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중형 선풍기 한 대를 틀어 놓았지만 무더운 날씨는 한창 뜨거운 열기를 내려 쪼였지요. 그렇지만 나무 그늘 아래 여섯 사람은 멋지게 대형 식탁에 준비된 음식을 먹고, 냉면으로 식사를 한 뒤, 후식으로 수박까지 곁들이게 됩니다. 탁구를 치는 친구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한 건 그만큼 우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서였지요.


  1. 이번에는 내가 친구들을 초대하여야 된다는 사실을 주지한 뒤에 6월 10일에 점심 약속을 하려다가 기계 제작 주문을 받아 놓았다가 그만 늦게 완성되는 바람에 6월 25일(토요일인 어제 친구들을 초청한다.


  우리 집 뒷마당에 자리를 준비하기 위해 오전 내내 동분서주했는데 야외 행사용 텐트를 치고 행사용 테이블 두 개를 맞대어 놓은 뒤, 의자가 없어서 여기저기에서 갖다가 준비를 하는 동안 점심 시간이 되었다.


  첫 번째 회식 자리를 갖았던 K 씨는 한 달 전에 이 행사를 치뤘었다. 그는 자신이 구입한 밭에 하우스를 설치하여 놓고 콘테이너까지 들여 놓고 멋지게 마련된 야외에서 목삼겹살을 숫불에 구워 냈었다.  


  두 번째 회식 자리는 내가 하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어제의 경우 보쌈을 만들어 대접하려고 고깃집에 맞춰 놓았었다. 그래서 그 음식으로 냉면과 함께 식사를 한다. 


  우리는 탁구를 치는 동갑내기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서로 탁구장에 가는 날을 월.수.금요일에 잡고 저녁에 문자를 넣어서 탁구장에서 만나곤 했었다. 여기에 앞으로의 내 길이 있었다. 나아갈 길이다. 그리고 탁구로 인하여 얽힌 실을 풀어 내기 위한 참 뜻이 담겨 있었다. 가장 비밀스럽던 큰 뜻에 대한 해결의 열쇠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주지할 수 있었으니까.  


  2. 아,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게 늘상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처음으로 여유를 갖어 보면서 이상하게도 감동이 밀려오는 건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여서다. 이제는 여유가 있어서 사람들도 초청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사실상 탁구 치는 동료들로서 이런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여지껏 모르고 있던 깊은 우정의 싹을 끼웠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도 서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탁구를 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되기를 희망하여서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릴 수 있다는 건 필요에 의하여 여유를 갖게 될 때 만들어 지는 것 같다. 전에는 이런 사람들을 함께 하지 못했는데 그건 직업적으로 늘 돈에 매달려 있었으므로 한치의 여유도 없었다. 물질적으로도 갖고 있는 돈이 없어서 더욱 그랬다. 개인 사업을 유지하면서 어려운 처지가 복잡하게 일을 하도록 종요해 왔었으므로 전혀 남들과 어울릴 생각을 못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나이에 그나마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새로운 감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여유를 갖게 되기까지의 30년이 넘는 내 직업의 변곡점을 떠 올려 보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만큼 세월을 허송생활하였다는 걸 깨닫았으니까. 


  탁구를 치면서 바뀐 변화였다. 과연 내가 탁구장을 짓고 운영하면서도 이런 관계가 성립할 수 있을까? 내 탁구장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하는 이유가 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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