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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변화의 시작 (9) 9/14
2022.09.20 01:42
아내가 공장에서 일을 전혀 하지 않으려고 하게 되면서 내게 모든 게 넘어 오게 되면서 그야말로 과중한 작업이 되고 말았는데 그것은 한계를 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과거 같으면 일주일 걸릴 작업을 한 달 넘게 소요하게 되었지요. 이것은 일종의 체념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된 것일까요? 지금처럼 어렵게 작업을 하는 건 전혀 비능률적이었습니다. 수백가지의 부속품을 만들어 기계에 넣게 되는 데 그것이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지면 앞서 포기라는 개념이 성립됩니다.
158. 이것은 이미 각오한 마당이었다.
"이제 공장에서 일을 할 수 없어요!"
"일을 시키면 안 돼요!"
"유방암이 재발하는 것보다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면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게 될테고... 그럼, 가망성이 없어서... 그래서 일을 아예 안 하는 게 났죠!"
"목숨을 담보로 사모 살 수는 없잖아요! 일을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을테고 그럼 다시 재발하는 거는 자명하니까...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말을 정합해보면 유방암 이후의 환자들이 겪는 고충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함께 일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지 혼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죽을 맛이다.' 하는 내 생각이 계속 떠 나지 않는 것도 모두 그 것 때문이고...
159. 오늘 아침에 출근을 서두르는 것도 공장에서 일을 더 해보기 위한 대안이다. 오늘도 어제 손님이 찾아왔던 것처럼 출근을 일찍하려고 일기 쓰는 걸 이만 줄인다.
아, 이런 생활이 언제까지 유질될 수 있을까? 절대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돈이 바닥이 나면 재산을 하나 씩 팔아야만 할지도 모르겠어! 혼자서는 도저히 지금의 생활을 벌 수 없어! 그래서 나가는 돈을 줄이고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걸 내 놓아야만 하는데 그게 인생 말 년에 겪게 되는 고통스러운 경우일테고... 어짜피 각오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될테니까. 그렇게 알라고..."
아내에게 그렇게까지 압박을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이 뜻은 결국 아내를 슬프게 한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는 걸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그것이 스트레스가 될테니까. 그래서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얘기를 꺼낸다.
"누구 누구는 여자가 유방암에 걸려서 남편하고 싸우다가 결국 이혼했다는데... 우리도 그렇게 될지 모르겠어요!"
"...."
아내 말 뜻을 듣고 각오핮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방적인 내 생각을 피력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나도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 너무도 힘든 생활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점심과 저녁을 공장에서 직접 짓고 먹는 생활이 벌써 한 달 째 지속되고 있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혼자서 생활하게 되는 걸 각오한 상태였다. 과연 아내와 헤어지게 될까? 그 날에도 나는 지금처럼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 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만큼 지금의 이 지옥같은 생활에서 극복해나가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오히려 유방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는 아내가 더 힘들다는 사실을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오히려 아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마음이 클수록 우리 마음도 금이 간다.
'하늘이시여, 내게 용기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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