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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하늘의 뜻 (3)

2022.10.14 09:41

文學 조회 수:70

1. 어제 아내와 싸웠고 크게 사이가 벌어졌습니다. 2차 항암화학 치료를 받고 다시 체력적으로 몸과 마음이 약해진 아내는 모든 걸 내게 책임 전가를 하는 것처럼 물같이 화를 냈습니다. 그리곤 공장에 왔다가 크게 싸운 뒤, 집으로 떠나 갔는데... 늘 그런 식으로 차가운 마음을 갖고 있는 (막내딸의 모습?) 지금까지 33년간을 부부싸움에서 차가운 모습으로 일관하였었지요. 2.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 집니다. 그리고 삭막해진 부부 관계에 있어서 혼자서 죽도록 일을 하게 된 내 처지에 대하여 비관하고 있었지요. 그래, 떠나자!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 그 마음이 꿀떡같았습니다. 그리고 홀연히 집을 나서고 싶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살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욱 불어 나고 있었으니까요.-불화의 일부 중에...-


  4. 내 인생 중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건 바로 스스로 자멸을 하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꼴이라고 볼 수 밖에 없었으니까. 어떻게 이렇게 상황이 전개 된 것인지를 알려면 아내의 유방암 발생 이후에 겉잡을 수 없이 바뀐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아내가 함께 하던 일에서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일어나던 혼자하는 작업이 너무도 어려운 처지에 내 몰게 되어서 그야말로 진토양난에 빠진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아내를 대신하여 다른 사람을 직원으로 두기에는 너무도 처지가 나빴다. 


  정작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해 오던 개인사업을 모두 그만두겠다던 생각이 멈추지 못했었다. 바로 아내의 요구 때문이었다. 

  "앞으로 몇 년은 더 할 수 있는데 구태여 그만 둘 이유가 없잖아요!"

  "내가 일 벌레야! 지금 내 처지도 불편함 투성이라고 온 몸이 노화가 진행 중이여서 무릎 관절이 쑤시고 아파서 절뚝 거리잖아... 허리도 아파서 앉았다가 일어서려면 한 동안 똑바로 펴지도 못하고..."

  그렇게 내가 아내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처음에는 함께 시작하였던 일을 거부하면서 짜증을 부리던 아내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 하라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돈을 벌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아서다. 순전히 이율배반적인 행동이었다. 


  "나는 유방암으로 인해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어서 당신 혼자서 끌고 나가야만 해요!"

  "나도 이제부터 그만 두고 싶어! 할 만큼 했잖아! 갖고 있는 재산을 팔아 치우고 둘이서 일을 그난 두고 편안하게 살자!"

  "왜, 당신도 그만 두겠다는 거예요! 아픈 건 난데... 한 사람이라도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데..."

  "그런데 당신이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해져서 이제 아예 일을 못한다고 잡아 떼지? 나 혼자서는 도저히 지금 하는 일을 못하고 있어! 일에 치여서 산더미 같이 쌓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라는 건지... 차라리 죽거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용이 닿지 않으니... 낸 들 어떻게 하겠어...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과 이혼하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사는 수 밖에 없지 않겠어?"

  돌연 내가 반기를 들었다.


  자신은 일을 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서 내게는 그런 요구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한 사람라도 돈을 벌어야만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늘 이런 이율 배반적인 행동과 마음으로 일관해 왔던 아내였다. 같이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다. 친구 모임에 나갔고 자기 볼일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일 하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다. 반면 나는 늘 잔업에 시달렸고 일요일과 휴무 근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그나마 얼마되지 않는 아내의 도움은 일이 많지 않으면서도 필요했었다. 


  내가 일하는 것에 비하여 아내는 저조한 참여를 해 왔었지만 그것마저 유방암 발생 이후부터는 전혀 할 수 없다고 버텼던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내게 모든 일이 전가되어 왔다. 그렇지만 내게 부담된 모든 일이 그처럼 쉽게 할 수 있지 않았다. 기계 제작이라는 직업이 바로 수많은 부속품의 집합체로 이루워진 고정밀의 작업을 요해서다. 그리고 아내가 하는 일의 경우는 그 정밀한 부속품을 연결하는 아주 사소한 연결 부분으로 전문가가 아닌 비 전문가도 조금만 배우면 뒤에서 보조를 해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소한 일이 전문가인 내가 모두 다 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늘 배타적인 성격의 아내. 

  "나도 다른 여자들처럼 깔끔하고 깨끗한 일을 하고 싶어요. 왜 나만 일요일에도 일하고 공휴일에도 출근하여야 하는데... 일년 내내 한 번도 여행도 가지 않고 일만하는 당신을 따라야만 하지요?"

  이렇게 거부하고 도발을 하며 따지려 들었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게 너무 싫다는 그녀였다.  


  그래왔던 아내가 유방암에 거린 이후에는 더욱 냉정해졌다. 아예 일을 할 수 없다고 돌아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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