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의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는 나의 사업장. 휴일 근무는 물론이고 평일에도 하루 건너서 3시간 가까이 야간 근무를 해야만 하는 내게 있어서 52시간 근무제는 전혀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개인 사업자인 내게 그렇게 8시간 근무만을 고집할 수 없는 이유는 당연히 계약한 기간내에 기계를 제작 완료해야만 한다는 압박과 함께 수많은 부속품을 가공하여 부착하여야만 한다는 사실로 인하여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야간 작업과 휴일근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는 개인사업자에게는 전혀 해당이 되지 않는 사항이었습니다. 그렇게 제한된 근무 시간으로 주문들어온 물량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야간작업과 휴일근무를 불사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계획된 예정에 기계를 완료할 수 없었습니다. 늘상 야간작업에 시달리지만 작업량은 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딴전을 많이 팔다보지 정작 일하는 시간을 많지 않았고...

  127. 정작 공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딴 데 한 눈을 팔아서였다.

  가령 내게 공무원들처럼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었다.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명절에는 계속 일 하다가 단 하루만 쉴 정도로 일 하는 게 보통인데 그 이유는 그 때마다 거래처에서 기계를 가져다가 수리를 하곤 했었다.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작업 능률은 오히려 줄었다. 젊었을 때와 달라진 비능률적인 환경적인 요인은 탁구를 치러 가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그 밖에 컴퓨터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시간까지 합치게 되면 오히려 일하는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느낄 지경에 이른다. 

  어제도 밤 1시 30분에 퇴근했는데 저녁 식사후 오후 6시부터 계속 잔업을 하지 않고 유튜브로 동영상만 본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정작 퇴근한 건 새벽에 가까웠고 잠은 별로 자지 못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 탓에 비능률적인 인간이 된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부담스러운 건 기계를 제작 기간 내에 완료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였다. 기간이 임박해서 최고의 능률을 발휘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사례가 언제나 똑같이 반복되고 현상이 지속된다. 아직 기간이 남아 있지만 곧 목구멍에 칼이 들어와 숨통을 조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정석이다. 그 계산된 논리가 무엇보다 다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그만큼 똥구멍에 불이 붙어져야만 로켓트처럼 날아 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었다.

  '왜, 진작부터 서두르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게으름은 언제나 능률을 저해하는 요인처럼 작용한다. 이제 기계 납기가 가까워 지면서 아침에 글 쓰는 것조차 줄이게 되었는데도 이 정도로 딴 전을 피우고 있으니..."

  128. 아침에 출근을 하면 나무 난로에 불을 피워야만 했다. 겨울로 접어 들면서 작업 환경이 더 악조건이 된 이유다. 그만큼 공장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줄 수 밖에 없게 된 건, 나무 난로에 나무를 때어 불을 피우는 번거로움이 우선 필요했고 그렇게 하여야만 주변의 환경이 따뜻해져서 움직이는 동작이 활동적으로 바뀐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몸 상태가 바뀌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 작업에 가능하게 되기 위해서는 준비 운동처럼 일종의 룰이 필요해진 겨울철 난로를 피우는 작업. 

  난로를 피워야할 정도로 차가워진 공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난로를 피우는 시간이 끼워져서 작업시간을 갉아 먹는다고 보는 건 그만큼 따뜻하였을 때의 작업 능률이 더 나게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따뜻해지니 일을 할 수 있겠네!"

  장갑을 두 컬레나 꼈어도 손이 시려워서 일을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장애 요인이었다. 기계를 사용하여 쇠덩이를 깍을 수 없을 정도로 곱아 있는 경우 그만큰 작업 능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공장의 작업장이 악조건으로 밖에 다른 바 없었던 것이다. 

  내복을 입고 솜바지를 걸쳤으며 잠바와 빵모자까지자를 감쌌지만 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야간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곱은 손을 펴기 위해서 전기 난로를 옆에 끼고 일해야만 할 정도로 추웠다. 이렇게 단단히 준비하여 공장에서 일하는 중에도 겨울철에는 작업이 능률이 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늘 따뜻한 곳을 찾기 마련이고 점심, 또는 저녁을 먹기 위해 3층의 사무실로 올라온 뒤에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밤에 잠을 설치지 않기 위해서 낮잠은 자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이 늘어 났다. 그러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온갖 시간을 빠져서 새벽 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모니터를 보면서 동상상을 보고 있었다. 저녁 먹는 시간을 7시에서 잊고 10시에 먹기도 하면서 소변이 바려운 것도 참고 있다가 쌀 지경에 겨우 화장실에 가기도 한다. 

  이렇게 깊이 유튜브에 빠져 드는 이유는 그 속에 세로운 세상이 존재하는 듯한 감동이 있어서다. 때론 지혜를 담는 내용이 펼쳐져 있었다. 다른 때는 우쿠라이나 전쟁 소식도 들려 왔다. 다문화 가정의 내용이 펼쳐져 있다가 타락한 성범죄 내용도 심심찮게 올라 온다. 무궁무진한 사건과 영화에 관한 시사와 평론... 

  끝을 알 수 없는 무궁무진한 내용에 그만 빠져 버리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행인 점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에는 인터넷 무협만화를 유료로 볼 때는 10만원을 지불했음에도 불과 5일만에 유료 기간이 만료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 만화 싸이트에서는 두 번 다시 가입하지 않았다. 대신 유튜브가 대세였다. 이렇게 흠씬 빠진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중독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것도 조만간 실증이 날 것이라고 짐작을 한다. 그동안 이런 인터넷의 환경에 깊이 인식하고 있지 않다가 궁금증으로 깊이 빠져 있었지만 조만간 벗어날 수 있다고 그 끝을 보고 짐작한다. 그리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되돌아 오게 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여겨진다. 결심이 강하게 부정적인 견해를 더 추중하고 말았으니까. 그리고 기계의 납기가 가까워 오면서 더욱 강하게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진다. 시간을 이제 기계를 제작하는 데 쏱아내야만 한다고 여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밀어내게 될 것이고 기계 제작에 모든 정력을 기울이고 노력을 아끼지 않게 됨으로서 기계 제작을 완료하여 납품하리라! 이렇게 믿는 건 그만큼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그것을 어기면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129. 그래서 오늘부터는 비상시에 대비한 사태로 전환한다. 모든 걸 끊고 기계제작에만 임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결국에는 최후의 결전에 임하는 것처럼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만 했다. 지금까지의 경우아 마찬가지로 최후의 일전을 치루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내 운명의 마지막을 걸고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길만이 목적이었다. 내 노력의 일환이 결승점에 다다른 것이다. 모든 정력을 다 바쳐 기계 위에 쏱아 부우리라!   

  130. 기계 제작으로 벌어 들이는 수입은 지금까지의 내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해서 생활을 유지해 왔으니까? 그렇지만 문학적인 책을 출간하고저하는 작업은 대신 막혀 버리고 만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다. 돈을 버는 게 더 급했으니까. 돈을 위해서 노예가 되고 만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생활을 유지하는 게 더 급선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었다. 마냥 글을 쓸 수 만은 없는 생계에 대한 부담으로 더 고통을 갖게 된다고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모든 걸 버리고 문학에 빠질 수 없다는 건 그만큼 현실적이다. 맹목적으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면 마음이 심난해진다. 안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글을 쓴다는 건 마음이 허락지 않는다. 

  여기서 내가 문학에 대하여 별도로 느끼는 차이점을 공개한다. 기계 제작에 기울이는 노력을 전부 책을 출간하기 위해 기울일 수 있다면 그 때 최선을 다할 수 있으리라는 자부심이다. 그만큼 지금 기계를 제작할 때 기울이는 정력도 모두 문학적인 집중력과 다를바 없다고 본다. 인내력이 지금의 내게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두고 있었다. 그것을 부정하면서 기계를 제작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다음에 있을 책을 출간하기 위한 준비로 보면 된다. 그만큼 책을 출간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위안을 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