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밤 3시까지 무튠이라는 만화보는 샤이트에서 환성의 만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곤 오늘 아침에 9시에 일어났지요. 그 시간이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빠지게 됩니다. 생활 체육 학과 공부라던가 글을 편집하는 게 그 대상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경험은 또 다른 반대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집중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은연 중에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훈련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의외로 가끔씩은 늦게까지 자지 않고 지낼 수 있겠다고 인식합니다. 

  782. 기계를 제작한다는 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한 만큼 돈을 잘 버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저 최소한의 한계점에 도달할 정도만 수입을 올린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어려운 점이 있었으니... 그건, 문학적인 재고다. 글을 쓰고 그것을 책으로 출간하면 오히려 돈만 쓸 뿐 되려 노력에 비한 수입이 전무하다.

  이런 두 가지 사실을 놓고 볼 때, 아무런 보상이 없는 문학적인 추진은 그만큼 불리함만을 주웠으므로 어찌보면 백해 무익한 경우다. 반면 기계제작은 지금까지 33년동안 내 벗이 되었을 뿐 아니라 튼튼한 삶의 방편을 제공해 왔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를 놓고 볼 때, 유일한 생계 수단은 기계제작이라는 개인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다시 농사를 짓는 일과 탁구를 치는 운동이 다시 시간을 공용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계 제작이라는 본업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이 모든 것에 있어서 지장을 초래하는 건 시간부족이었다. 

  783. 내가 문학적인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이다. 이 시간에 내게 글을 쓰는 여유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쓰는 이 일기체 글에서 느끼는 것처럼 돌연 떠 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을 질서정열하게 나열하게 되면서도 순식간에 떠 올랐던 방금전의 글이 돌연 다시 해방불명이 되었을 때, 이상한 기분에 사로 잡히곤 한다.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한 건 맞지만 지금처럼 두서 없이 쓰기보다는 온종일 내가 글만 쓰는 시간을 갖기 전에는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는 점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글에 몰입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편집 작업은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면 집중할 수 없었다. '날아가는 오리 3'편을 아직도 출간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불완전함을 갖는다. 계속하여 몰입할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기계제작이라는 본업의 난관에 빠져서 오히려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없게 된 것이 커다란 실패 이유였다. 

  784. 오늘 저녁에는 군립탁구장으로 탁구를 치러 갈 것이다. 일주일 중에 3번 탁구장에 가는 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오늘 이후 3일을 탁구장에 가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저녁에는 동면탁구장으로 탁구를 치러 가게 된다. 그동안 기계를 완성하여 대구 S.S.Jigan 이라는 곳으로 수리한 기계를 싣고 월요일에 아침에 출발을 할테고... 납품한 이후 다음 작업으로 김포 대곶의 B.Oam 이라는 곳으로 수리한 기계를 25일까지 납품할 준비를 다시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발목을 잡는 건 지금 수리를 하고 있는 이 기계를 과연 월요일까지 완성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기계가 어려운 점은 지금까지 내가 제작해 온 기계와 갖지 않은 차이점으로 인하려 여러가지 착오점이 발생하였다는 점이었다.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는 지금(3~4일), 다시 하자가 발생할 경우 연기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 기계를 제작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제작하였던 중고 기계를 수리하는 게 더 어려운 점은 가급적이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번에도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그만큼 늦춰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가령 해드부분을 수리하면서도 중앙의 진공축이 짧아 질 것이라는 사실로 인하여 두 세번을 더 늘려서 기장을 연장 시키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재작업을 했던 사실은 그만큼 반복적인 작업을 인하여 더 많은 곤란을 겪고 완성 기일을 연기하게 했었다. 

- 위의 기계에서 오른 쪽에 중심의 회전하는 부분을 해드부분이라고 한다. 바로 이 장치를 중고 기계에 수리하게 되었고 그것이 전혀 다른 상태에서 개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계속하여 재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는데... 그 허비된 시간으로 인하여 두 달째 난관에 봉착한 상태였지만 돈을 낭비된 시간만큼 받지 못한다. 이건 순전히 인정에 의하여 내 시간을 보상 받을 수 없다고 작정하고 계획하고 유도해 왔었던 것이다. 

  "당신,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요! 왜,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이 기계를 수리했잖아요? 그런데 돈은 단지 소정의 금액만 받고..."

  "각오한 마당이야! 돈 때문에 작업한 게 아니고... 신용으로 결정한 거지 뭐!"

  "당신이 그렇게 마음이 좋은 사람이여요?"

  "아니, 그 사람들이 앞서 내 기계를 사 줬잖아... 그래서 그 답례로 이렇게 다른 기계를 수리해 주는 것이고..."

  아내와의 일문일답에서 보듯이 이건 순전히 미친 짓이었다. 그런데도 그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확실한 답을 할 수 없었다. 서로간에 배풀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

  왜, 그런 생각이 들까? 

  이들은 내게 남다른 느낌을 준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술력을 발휘하여 기계를 수리한다고 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최선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이처럼 은혜를 배푼다고 해서 충분한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었다. 

  그러다보니 무료라고 할 정도로 들인 시간과 노력보다도 허실이 더 많은 경우라는 점.

  이미 예고된 상황이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