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


새로운 리눅스 서버... 일기(1) (日記)
하지만 기계 제작 일이 계속 주문이 들어와서 밀려 있는 상황. 조금 더 야간 잔업을 진중하게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 그렇지만 겨울철이다보니 너무 추워서 또한 야간 작업이 힘들었지만 이제 봄부터는 더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계속된 기계 주문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을 더 많은 시간을 기계작업시간으로 충당하여야만 한다는 점이었다.감자를 심으면서... (8) ***
2025.04.19 07:50
감자를 심기 시작한지 오늘로 9일 째입니다.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뜹니다. 온 몸을 두둘겨 맞은 것처럼 피곤함이 엄습하네요. 그렇지만 감자밭에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자싹이 이제 더 커서 심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고 끝이 말라 죽기 시작합니다. 20kg 짜리 씨감자를 3박스나 사다가 씨눈이 있는 곳을 구분하여 칼로 잘라낸 상태였는데 싹이 많이 나지 않아야만 심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심게 되자 엄두가 나지 않게 커 버린 것이지요. 3박스 중 2박스는 어제까지 아내가 혼자서 다 심고 한 박스만 남았습니다. 마지막 남아 있는 한 박스는 오늘 다시 차에 싣고 가서 언덕 아래에서부터 지게에 메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경운기로 싣고 가지 않고 집에 남겨 두웠었기 때문이지요.
195. 지난주 금요일(4월 11일)부터 시작했고 토요일(4월 19일)오늘까지 날짜를 세어보니 어느 듯 9일째다. 봉담의 G.L라는 공장으로 출장을 나간 하루를 제외하면 8일 째지만... 이렇게 오래도안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였다. 아침에 잠에서 깼지만 피로가 가시지 않은 상태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지경이다. 그렇지만 심지 않은 씨감자를 보면 다시 의욕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너희들이 내 자식들 같은데... 어떻게 그런 하얀 뿌리를 내밀고 애원을 하는 모양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느냐!'
뿌리가 뻗어 나온 게 땅에 박히면 뿌리가 되고 새싹이 될테지만 아직 공기에 노출되어 점차 시들러 가고 있는 듯 늘어져 있는 상태였다. 하얀색으로 약간 투명해 보이는 흰 심지같은 줄기가 씨감자에서 자라나 있었다. 그런데 애처롭게고 카톤 박스(종이 박스)에 한 가득 담긴체 그대로 아직 한 박스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내일은 집에 있는 그것 마저 갖고 와야겠어!"
어제 내가 감자를 심고 있는 아내에게 한 말이다.
이틀째 연속해서 감자 심는 밭에와서 고랑을 타고 아니면서 감자를 심던 아내의 손에 2박스의 감자가 동이 난 상태였다. 아내는 밭에 와서 온갖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나도 몸이 아파서 가누기가 힘든데 이제 먼 짓인지 모르겠어요!"
"..."
"참말로 이게 뭔 짓이래요. 벌써 며칠 째 이 지랄을 하고 있으니... 다리가 아파서 마비될 거 같아!"
"...."
나는 아무 소리도 할 수 없었다. 아내의,
"이게 뭔 짓인지 몰라! 농사는 무엇 때문에 짓는다고 사람을 잠는건지..."
아내의 이 말 뜻에는 가시가 있었지만 말 대꾸를 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도 힘든 고역이 도사리고 있었다. 처음 삼 일동안은 이슬비가 질척거리면서 내렸었다. 첫 날은 경운기가 고장이 난 상태였고 바퀴 한 쪽이 축이 부러져 있었으므로 그것을 고치는 데 보냈었다. 둘 째날은 로우타리가 달린 경운기를 언덕길을 끌고 올라가는 데 모든 힘을 쏟아 내느라고 기진맥진 했었다. 비가 내리는 중이었고 그 전 날 내린 비로 인하여 땅이 질퍽거렸던 것이다. 그래도 경운기를 언덕 위로 올려 놓고 겨우 한 숨을 돌렸는데 그건 값진 결과였다. 다음날부터 경운기로 밭을 갈 수 있다는 안도가 몰려 든 것인데, 그도 그럴 것이 경운기가 없이는 절대로 밭을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3일 째도 비가 내렸다. 그래서 비를 흠뻑 맞고 덜덜 떨면서 경운기로 밭을 갈기 시작하였고... 그 험난한 여정에 인간이 자연을 맞서서 싸워야만 한다는 인간적인 한계을 맛 보았으니... 오직 신만이 이 고역스러운 육체적인 인내의 한계에 갈등을 느끼는 고뇌의 바다를 깨닫게 하리라! 추위에 덜덜 떨면서 온몸이 축축히 적은 가운데 비를 피한 작은 양철 지중 아래에서 점심으로 먹는 김밥을 목에 쑤셔 넣으면서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느낄 수 있는 수도승같은 고요한 부처의 마음을 느꼈었다.
온 몸이 오전내내 밭을 갈면서 맞은 비로 인하여 축축히 젖어 버렸다. 비가 계속하여 내렸는데 경운기로 밭을 갈면 땅 속이 약간 푸숙거리면서 뒤집혀 올라오고 고랑이 생긴다. 한 고랑을 그렇게 경운기로 로우타리를 친 뒤, 이번에는 비닐을 씌워 놓고 삽질을 하여 흙어 퍼서 비닐을 덮어야만 했는데 빗물에 얽혀 버린 흙이 진흙이 되어 삽에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한 결 무거워진 삽질. 곱절이나 더 힘들다.
그런 3일 째던 날 나는 김밥을 먹으면서 부처를 본다. 인내의 한계치에 다라른 상태였다. 온몸이 덜덜 떨렸고 겨우 몸을 밀어 넣은 양철 지붕 아래에서 비를 피하면서 김 밥을 먹고 있는 동안 부처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너는 어찌 이런 빗속에서도 이렇든 경운기로 밭을 갈고 있느-뇨?"
"중생은 딱히 인간이기에 내 육체를 다 사그러 들 때까지 태우려 합니다."
"고뇌가 내 안에 그처럼 넘치는데 어떻게 그걸 버리겠다는 건지... 어여 집에 가서 쉬는 게 좋지 않을까?"
"부처시여!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중생이 노동을 하는 건 육체지요. 그런데 이렇게 한계치에 이르면 그곳에서 마음의 절감함을 얻고 고요한 내면을 느낍니다. 이것이 자비요! 깨닮음이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
"허어... 그건 너의 허상이다. 그렇게 느끼는 것이지! 봐라 내 모습이 추위에 떨고 있을 뿐이면 그렇게 느끼는 건 죽음과 가깝다는 뜻이리라!"
"아, 부처시여! 자비를 갖게 하심입니까. 세상을 구언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내 마음에 느껴집니다. 더 크고 넓은 바다 같은 포옹력을 품게 되었음을 보았습니다."
"네가 더 죽음에 가까울 때 그 마음이 더 크고 넓어 모일텐데... 아직도 내가 더 안타까운 뿐이구나!"
"아, 이제 가십니까! 더 계시다가 가시지요."
"난 항상 네 마음 속에 있다. 네가 의식을 더 현실과 초자연에 가깝게 구분할 때 나는 항상 네 마음에 있느리라!"
불현듯 추위에 떨면서 작은 처마 끝에 몰려 드는 이슬같은 빗물에 다시금 깨달음을 느낀다.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어! 밤을 다 먹었으니 다시 일을 하는 게 추위를 몰아내는 일이겠고...'
그렇게 다시 밭을 갈았는데 몸이 활동하고 열기에 덥히면서 부처의 영상은 사라졌다.



